한국 현대무용의 산 역사인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우리 전통에서 출발하는 창작춤의 선구자 창무회. 국내 현대무용과 한국창작춤의 뿌리이자 기둥인 두 단체가 나란히 창단 30주년을 기념한다.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오늘의 좌표를 점검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은 1975년 창단됐다. 지난해가 딱 30주년이었으나 해를 넘겨 20일 오후 7시 30분 충무아트홀에서 기념 공연을 갖는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창무회는 1~12월 매달 정기적인 ‘한국 창작춤 메소드’ 공연을 진행한다.
창무회는 신무용 계열에 머물던 한국 전통춤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단체다. 박제된 전통을 거부하고 버선을 벗어 던진 춤에 무용계는 충격을 받았다. 전통에 뿌리를 두되 현대적인 춤,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춤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토는 이제 한국춤 창작의 기본 명제로 자리잡았다. 이 단체를 만든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을 정점으로 임학선 윤덕경 최은희 김영희 강미리 등 한국창작춤의 대표적 안무가들이 여기서 나왔다.
올해 연중 공연에는 창무회를 비롯해 리을무용단, 임학선댄스 We, 강미선 가인무용단 등 한국창작춤의 주요 단체들이 참여해 각자의 창작 기법과 대표적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20, 21일의 첫 공연은 창무회의 무대로, ‘춤본 1’(안무 김매자) ‘무인구’(無人區, 안무 윤수미), ‘칼춤 시를 지어 미인에게 주다’(안무 최지연) ‘달의 저편’(안무 김선미)을 올린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02)337-5961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은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이 자신이 가르친 이화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이 단체가 등장함으로써 비로소 한국 현대무용의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는 현대무용이라는 낱말조차 낯설었다. 오늘날 50여 개를 헤아리는 국내 현대무용단 가운데 약 30개가 이 단체에서 뻗어나왔다. 배출한 무용가도 수없이 많다. 이정희 김복희 박명숙 김화숙 김기인 안애순 반주은 방희선 황미숙 안은미 이윤경 김희진, 차세대 재목으로 꼽히는 홍선미 김혜숙 박소정 장구보 장강윤 류지은 김연숙 등.
20일 기념 공연은 30년 역사를 돌아보는 영상감상회,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서울지역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소품 공연에 이어 ‘홀로 아리랑 6’(안무 이윤경), ‘2006 초혼’(안무 박명숙) ‘실크로드 3’(안무 육완순)으로 축하 무대를 꾸민다. 로비에서는 과거 공연 사진과 포스터, 팸플릿, 무용을 주제로 한 묵화를 전시한다. (02)588-6421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