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개혁ㆍ개방 1번지인 남부지역 시찰을 마치고 17일 베이징에 도착,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대외 개방에 불을 붙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 코스를 돌며 개혁ㆍ개방을 학습한 데 이어, 후 주석과 만나서는 북핵 6자회담과 위폐문제를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돌파구를 여는 합의가 있었기를 기대한다. 특히 북미 갈등을 고조시킨 위폐문제에 대해서는 후 주석이 자국 영토 내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해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개혁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핵 문제와 위폐 마약밀매 등 불법행위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서 원활한 개혁개방 추진은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인 만큼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이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귀국 후 중국방문에서 학습했던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김 위원장은 2001년 상하이를 방문한 뒤에는 7ㆍ1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부분적으로 시장경제요소를 도입했고 신의주 특구 지정과 함께 개성공단 조성을 수용했다. 김 위원장의 현장학습이 한층 광범했던 것으로 미루어 이번엔 보다 획기적인 경제개혁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결과는 앞으로 남북관계의 전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의 진전과 함께 북한이 적극적 개방조치를 취하고 나선다면 남북간 경협과 각종 교류는 한층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북경협과 투자를 놓고 중국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에 대해 충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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