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식 주문피자 전문점인 ‘빨간모자’(www.redcappizza.com)는 작지만 알찬 강소(强小) 토종 프랜차이즈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계 유명 브랜드가 주름을 잡고 있는 국내 피자시장에서 당당하게 ‘최고의 재료로 자연의 맛’을 연출해내는 고급 피자란 이미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그것도 빨간모자 가맹점 모두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하는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격전지’에서 거둔 성과라는 의미가 남다르다.
●최고 식 재료로 고객 신뢰
빨간모자의 작은 성공 신화는 무엇보다 이 회사 이주남(56) 사장의 사업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맛은 정직하다’는 것으로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을 들이면 최고의 맛이 나오고 고객이 자연스럽게 감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피자 집이나 치킨점 등이 올리브유을 쓴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빨간모자는 1992년 창업 당시부터 식용유에 비해 몸에 좋다는 올리브유를 사용해왔다.
음식에선 향신료가 많이 들어갈수록 대개 원재료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빨간모자 피자는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아 인위적인 맛보다는 자연의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는 평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보통 피자보다 50% 가량 비싼 초고급 육류와 야채를 엄선해 토핑으로 얹기 때문에 가능하다.
특히 피자 맛을 좌우하는 치즈는 동종 업체들이 수입치즈를 사용하는데 반해 30% 정도 비싼 국산 치즈를 쓴다. 이 사장은 “어린이들이 주요 고객인데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향신료에 찌든 피자를 만들어 팔 수 있겠냐”며 “최고급 재료를 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메뉴 개발의 선두주자
빨간모자의 또 하나 강점은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개발에 탁월하다는 점이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고구마 피자는 이 회사가 2000년 처음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한 메뉴다. 유명 브랜드들도 이를 모방, 고구마 피자를 만들어 대대적인 광고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를 반영, 몸에 좋다는 검은 깨를 넣어 만든 ‘검은깨도우 피자’라는 이색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100% 국산 검은 깨를 듬뿍 사용해 건강은 물론 맛도 고소하고 쫄깃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여성 고객들을 겨냥해 만든 단호박 피자나 그린스위트 피자 등도 빨간모자가 개발한 인기 메뉴들이다. 단호박과 완두 앙금을 토핑 재료로 사용해 기름기가 적고 달콤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낸다.
●본격 가맹사업으로 재도약
빨간모자는 창업 14년째인데도 가맹점이 22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직영점이 9개고, 직원이 나가 문을 연 ‘직원 가맹점’이 10개다. 순수 가맹점은 3개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회사에 들어와 희로애락을 같이한 직원들의 꿈도 사장이 되는 것인데, 아무에게나 가맹점을 내주면 우리 직원들이 상처를 받을 것 같아 그 동안 가맹 사업에 소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성실하게 근무하고 빨간모자의 사업철학에 동의하는 직원에게 각종 혜택과 함께 가맹점을 열어 주는데만 신경을 써왔던 셈이다.
하지만 빨간모자는 최근 본격 가맹사업에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20개 이상 가맹점이 들어선 만큼 규모를 늘려야만 홍보나 브랜드 관리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회사를 키워 거기서 발생하는 열매를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본격 가맹사업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15평 기준으로 점포임대료를 제외하고 1억원 정도 들어가며 가맹점 평균 월 매출은 3,500만원에 순 수입은 600만~700만원이라고 한다. (02)534-2287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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