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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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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입력
2006.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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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 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듣지요.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노래다. 겨울 밤이면 우리 집 앞산과 옆산에 늘 부엉이가 울었다. 부엉이는 한번 울기 시작하면 여간해서 그치는 법이 없다. 저녁에 울기 시작하면 깊은 한밤중까지 운다.

어른들은 부엉이가 울 때 아이들이 부엉이 울음 소리를 따라하지 못하게 했다. 부엉이가 부엉 하고, 그걸 따라 사람이 부엉 하고, 다시 부엉이가 부엉 하고, 사람이 부엉하고, 그렇게 서로 내기를 하게 되면 나중에 내기에 진 어느 한 쪽이 목숨을 내놓게 된다고 했다.

한겨울 산골집 마당을 휘돌아가는 바람이 문풍지를 울리고, 바깥 앞산에서 부엉이가 부엉부엉 하고 울면 나도 모르게 그 소리를 따라 하게 된다. 때로는 형제가 합세하여 부엉이와 내기를 한다.

어른들 말로는 나중엔 애가 탄 부엉이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듯 부엉! 하고 자기와 내기하는 집의 기둥에 날아와 머리를 부딪치고 죽는다는데, 우리는 겨울이면 거의 매일 밤 부엉이가 부엉부엉 하고 우는 소리만 들었지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지금은 시골에 가도 그 소리마저 아주 귀해졌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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