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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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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무용론?

입력
2006.01.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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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3국(프랑스 영국 독일)이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 위해 밀어붙이고 러시아가 합류할 뜻을 비치면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요미우리(讀賣)신문과 회견에서 “중국도 EU에 동조하고 있다”며 “16일 런던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등 6개 나라 모임도 참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제재, 군사공격 등 안보리 이후 실질적 후속 대책은 녹록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13일“누구도 궤도를 이탈한 이란을 끌어들일 묘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영국 등이 이라크 전쟁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마당에 경제, 군사 등 모든 면에서 이라크를 능가하는 이란을 상대하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제재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이란에게는 큰 자극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도 세계 2위로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항공기 및 부품 수입 금지 등 여러 경제 제재를 받고 있기에 새로운 경제제재를 겁내지도 않는다.

국제위기그룹(ICG) 중동 책임자 롭 말리 박사는“이란을 제재하려는 나라가 이란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유럽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어 이란이 원유수출 중단 등 보복 카드를 꺼낼 경우 유가가 크게 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군사공격도 효과를 얻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미국은 섣불리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며“이라크 전에 실패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없애겠다며 이라크를 공격했지만 WMD를 발견하지 못해 신뢰를 크게 잃었다. 이라크에서 미군 사상자는 2,000명을 넘어섰고 미국 내 반전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더구나 이란은 이라크보다 3배 넓은 땅 덩어리에 군사력이 이라크를 훨씬 앞선 상황에서 상당수 해외 주둔군이 이라크에 발이 묶여 있어 전쟁이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군사공격이 정적들의 저항으로 고립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타임 인터넷판은 14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 국민은 물론 하셰미 라프산자니 등 정적들도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이스라엘 등 외부의 적을 자극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 정부로서는 일부 국가들이 과학과 기술을 보유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핵 주권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이라크 등 주변 이슬람국가에까지 반미 감정이 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제재는 온 국민이 좋아하는 축구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경제, 군사적 제재가 효과가 없음을 비꼬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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