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무대만 4번째, 남자 무대는 통산 7번째 도전.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
14일(한국시간) PGA투어 소니오픈 2라운드 경기가 끝난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 36홀 합계 7오버파 147타로 컷오프된 미셸 위(위성미)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은 모습을 남기고 골프장을 떠났다. 그러나 아버지 위병욱씨(하와이대 교수)는 “미셸이 자동차에 타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경기 전부터 혹독한 체력 단련과 체계적인 스윙 훈련을 받아 “이번 만큼은 4일간 플레이하겠다”며 호기롭게 대회에 임했던 미셸 위. 하지만 첫날 9오버파 79타의 극심한 부진에 이어 이튿날 무려 7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호타를 과시하며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된 미셸 위의 가장 큰 문제는 중압감이 찾아오는 고비 때마다 무너지는 심약한 경기 스타일이다. 한 마디로 여유가 있을 때는 잘 치고, 부담이 클 때는 제 페이스를 잃는다는 점이다. 프로선수로서 첫 PGA 도전이라는 부담감과 컷 통과라는 무게감에 눌린 대회 첫 날에는 쉽게 무너진 반면 사실상 컷오프가 확정된 다음날 2라운드 때는 과감하고도 눈부신 플레이를 선보였다.
미셸 위는 지금까지 출전한 7차례 남자대회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 말 일본 프로골프 카시오 월드오픈 때도 2라운드 17번째 홀까지 컷 통과가 유력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1m짜리의 손쉬운 파퍼트를 놓쳤다. 앞서 7월 존디어클래식 때도 컷 통과를 눈앞에 뒀다가 4개 홀을 남기고 3타를 잃어 결국 1타차로 컷오프됐다. 이 때문에 아직 승부사적 기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미셸 위는 남자 선수들과 겨뤄 크게 밀리지 않는 장타력을 보여주며 또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라운드 합계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86야드로 남자선수 장타 기준에는 모자라지만 중간 수준은 됐다. 파4 홀에서 아이언 세컨 샷을 쳐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미셸 위의 강력한 무기다.
미셸 위는 이번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대회 출전을 계속할 예정이다. 올해 PGA 투어 대회에서 한 두 차례 더 출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해 출전했던 일본프로골프 카시오월드오픈에도 올해 다시 나가기로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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