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제작하게 될 국새 손잡이(인뉴ㆍ印紐)를 태양에 산다는 신화 속의 까마귀인 삼족오(三足烏)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균열이 발견돼 다시 만들기로 한 국새의 디자인에 대해 지난해 10월24일~12월31일 국민제안을 접수한 결과, 국새 손잡이를 삼족오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15일 밝혔다.
삼족오는 세 발 달린 까마귀로 고구려 벽화(사진) 등에 등장한다.
삼족오를 국새 디자인에 넣자고 한 제안자들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삼족오가 중국의 상징인 용과 우리나라의 상징인 봉황을 거느리고 있어 용과 봉황보다 상위의 문화상징이 될 수 있고 고구려의 전통상징을 되살리는 의미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삼족오는 일본에서 축구국가대표팀의 공식 앰블렘으로 사용하고 있어 최종 선택까지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족오에 이어 국새 손잡이를 봉황 용 백호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3건,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2건 접수됐다. 기존의 국새 손잡이는 암수 한쌍의 봉황 모양이었다.
행자부는 자문위원회 구성에 이어 인뉴 형태, 크기, 재질 등을 8월까지 결정하고 연말 국새 모형을 제작한 후 2008년 1월까지 새로운 국새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 삼족오(三足烏)
말 그대로 발이 세 개 달린 까마귀로, 우리나라 등 동북아시아와 이집트 등의 신화에 등장하는 희귀조이다. 대부분 태양신의 사자로 묘사되며 '세 번째 다리'는 인간과 하늘을 연결하는 통로를 의미한다.
고조선을 다룬 우리나라의 책 '단군세기'는 삼족오에 대해 '세 발 달린 까마귀가 궁전의 뜰 안으로 들어 왔는데 날개의 넓이가 석 자나 된다'고 묘사하고 있다.
삼족오는 서낭당 앞에 세워져 마을을 수호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솟대에서도 그 자취를 찾을 수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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