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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이란核 안보리 회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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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이란核 안보리 회부 결정

입력
2006.01.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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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키로 결정했지만 관련국들간 이해가 뒤엉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국제적 긴장과 불확실성만 높아지고 있다.

▦ 속타는 EU 3국, 유엔

가장 급한 것은 EU 3국(영국, 프랑스, 독일)이다. 이들 나라는 2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의 지지 속에 이란 핵 협상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란이 계속 고집을 피우는 통에 난감해졌다.

3국 외무장관은 12일 긴급회동 후 “이란이 국제 사회에 등을 돌렸다”며 “이제 유엔 안보리가 개입할 때가 됐다”고 사실상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외교적 해결을 주장했던 이들로서는 안보리에 회부되면 이란 핵 문제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줘야 한다. 그럴 경우 협상을 주도하며 향후 이란 및 중동 지역 에너지 개발 등에 있어 우선권을 쥐려 했던 꿈도 버려야 할 판이다.

유엔 역시 속이 탄다. 안보리에 회부돼 이란 제재를 결정하면 이란이 NPT(핵확산방지조약)를 탈퇴할 지 모른다. 그렇다고 회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동안 참고 기다렸던 미국에게 군사 공격의 명분을 제공하게 되고 유엔 무용론이 들끓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미국, 강경책이 진정한 해결책 인가.

대 이란 강경 대응을 원했던 미국으로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안보리 회부를 밀어붙이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12일 “중국과 러시아도 이미 이란의 핵시설 가동에 대해 경고했다”면서 자신감에 넘쳐 있다.

하지만 미국 역시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 버클리대 다리우쉬 자헤디 교수는 “미국이 강경책으로 밀어붙일수록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내 강경파는 더 힘을 얻을 수 있다”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경우 ‘제2의 이라크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 러시아와 중국, 친구를 버려야 하나

이란에 우호적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은 사정이 더 복잡하다. 이란에 등을 돌리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포기해야 할 판이고, 이란 편을 들자니 경제적 이득 때문에 국제 평화를 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처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러시아는 최근 이란에 1억 달러 어치 무기를 팔기로 했고,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으로 떠오르고 있기에 이란을 등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란은 여유 만만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느긋하다. 미국, EU 3국이 안보리 회부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오랜 우방국 러시아와 중국이 선뜻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설사 그렇게 하더라도 이란(세계 4위 원유생산국,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은 풍부한 천연 자원을 무기로 버티겠다는 각오다. FT는 “전문가들은 이란이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의 주요 원유 공급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 전 세계 유가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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