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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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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의 파장

입력
2006.01.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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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가 2년여 만에 다시 식단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미국산 쇠고기 금수조치를 내렸다가 조만간 해제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해말 가축방역협의회를 통해 “과학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어 수입 재개는 시기와 방법만 남은 상황이었다.

합의의 핵심은 수입허용 대상을 생후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지난해말 미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일본의 협상 내용과 비교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일본은 자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불리한 여건에서도 수입 대상을 생후 20개월 이하 소로 국한했다. 광우병 비발생 지역인 우리가 더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뼈가 포함된 갈비의 수입을 막아낸 것은 성과라고 할 만 하다. 갈비는 미 쇠고기 수입량의 66%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

이번 합의로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지겠지만,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큰 일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한우 값이 치솟자 축산농가들은 너도나도 한우 사육을 늘려왔다.

쇠고기에 대한 대체 수요로 인해 돼지와 닭사육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이 재개되면 한우 산지가격은 최고 39.2% 하락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쌀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농가의 주소득인 쌀값의 하락으로 농가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축산마저 피해를 본다면 정말 농민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으로 한우의 우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농민이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생산ㆍ유통 과정을 혁신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수입쇠고기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만이 개방의 파도를 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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