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의 어린이 창극은 늘 인기다. 야아, 아이들이 판소리를 좋아하네. 어른들은 좀 놀란다. 하지만 자주 접할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알면 알수록 빠지는 게 판소리다.
‘판소리와 놀자!’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즐겁고 재미있어서 어린이들이 판소리와 사귀는 첫걸음을 떼기에 좋다. 윤실이라는 평범한 아이가 판소리를 배우면서 그 참맛을 알아가는 이야기다.
여름방학을 맞아 지리산으로 판소리 수련하러 들어간 윤실이 일행은 소리 선생님과 함께 연습도 하고 판소리가 자라난 주변 섬진강 유역 답사도 하면서 소리 세계로 빠져든다.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판소리의 기본 개념부터 참맛까지 솔솔 알게 된다.
지은이는 옛날 명창들의 재미난 일화며 판소리 주요 대목, 주인공 윤실이와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솜씨좋게 엮어서 판소리의 세계를 맛있고 알차게 전하고 있다. 윤실이 선생님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들려주는 명창들의 일화는 특히 재미있다.
랩 음악에 빠진 한 아이는 판소리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에서 랩 뺨치게 흥겨운 우리 소리를 재발견한다. 선생님 말씀. “따지고 보면 랩의 원조는 우리나라 판소리여.
긍게, 판소리의 아니리가 바로 랩이제.” 윤실이와 할머니가 단가(판소리를 하기 전 목을 풀기 위해 하는 간단한 소리) ‘백발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은 판소리가 나이를 떠나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고 움직이는 무엇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초등 4학년 이상.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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