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검찰의 압수수색은 오전 8시께부터 26곳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지 15시간 만이다. 대검찰청에서 지원 받은 컴퓨터 전문가, 유전자 감식 요원 등 20여명을 포함해 수사 인력 60여명이 동원됐다.
압수수색은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과 황우석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 김선종 연구원, 안규리 교수 등 출국 금지된 11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05년 논문 작성시 황 교수팀의 세포 시료를 분석한 전남 장성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도 포함됐다.
검찰은 논문 조작에 관여한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별도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19개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 받았다.
오전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있던 황 교수는 수사관들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불쾌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수사관들은 황 교수가 기자회견장으로 떠난 이후 오전 10시30분께 컴퓨터, 서류, 수첩 등 2박스 분량의 압수품을 들고 황 교수 자택을 나섰다.
검찰의 신속한 행보는 사회적 혼란을 감안해 조기에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검찰은 11일 법원 당직 판사를 깨워 압수수색 영장을 받을 정도였다. 황 교수팀과 미즈메디 병원측이 증거를 없앨 수 있다는 우려도 검찰의 움직임에 가속도를 붙였다.
황 교수팀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감사원 등 다른 기관의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구비 회계 자료 등 중요 증거가 조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퍼졌다.
검찰은 압수한 연구비 자료와 실험 노트, 미즈메디 병원의 난자 수급 내역을 통해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입수하지 못한 자료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박한철 3차장검사는 “내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급적 빨리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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