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사상 첫 세계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일군 여자 플뢰레 국가대표 선수를 조련한 이성우 코치가 남현희(25) 파문의 여파로 해임돼 또 다른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한펜싱협회는 지난 9일 밤 강화위원회를 열어 신임 코치진에 김영호(여자 플뢰레), 김상훈(남자 플뢰레), 윤남진(여자 에페), 조희재(남자 에페), 이욱재(남자 사브르), 이 석(여자 사브르)을 각각 임명하고, 여자 플뢰레의 이성우(사진) 코치는 선수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해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국가대표 코치 선임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성형수술에 따른 훈련 소홀로 2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남현희 파문의 관련자 중 이성우 코치는 해임된 반면 윤남진 감독은 유임돼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협회측은 이와 관련, “남현희가 감독, 코치 몰래 성형수술을 했다는 진술을 한 강화위원회 조사결과와 6일 이사회 징계 결정을 바탕으로 여자플뢰레 선수 관리를 직접 맡고 있는 이 코치에게 책임을 물었다”며 “금명간 열릴 조사위원회에서 윤 감독이 수술을 허락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윤 감독도 코치직 박탈 등의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감독이 수술을 허락했다는 남현희의 진술이 새로 나오는 등 성형수술 과정의 진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코치의 해임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플뢰레팀을 정상에 올린 이 코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금까지 10년 배운 것보다 이 코치와 함께 한 1년 동안 깨우친 게 더 많다”고 말할 만큼 지도력을 인정 받아왔다. 이 때문에 협회가 기강 확립이라는 명분에 사로잡힌 나머지 선수에 대한 과잉 징계에 이어 세계정상급 코치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무리수를 계속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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