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방중이다. 이는 그만큼 북중 간에 긴급히 논의해야 할 중대 사안이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배경과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당초 이 달 중 5차회담 2단계 회의를 열어 9ㆍ19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논의키로 했지만 북한의 달러위조 혐의를 둘러싼 북미 갈등 고조로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면 6자회담의 모멘텀 상실과 함께 또 어떤 위기사태가 한반도에 몰아칠지 모를 일이다. 이 같은 사태는 북한 김정일 체제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돌파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후 주석 역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강한 집착을 보여온 만큼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설득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북한과 중국의 과도한 밀착이다. 중국은 이번에 북한이 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대북 경제적 지원을 약속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치ㆍ경제적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은 자명하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 배경과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6자회담 돌파구 마련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북중 밀착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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