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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 "수출 저력으로 내수시장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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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 "수출 저력으로 내수시장 질주"

입력
2006.01.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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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GM대우차를 주목하십시오.”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의 새해 행보에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02년 10월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GM대우차가 새 출발후 불과 3년 만인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냈고, 그 한가운데에 닉 라일리 사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우차 시절부터 단 한 차례도 회사가 흑자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직원들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비결이 무엇일까. 라일리 사장은 ‘통합(combination)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GM대우차는 우수한 차를 만들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었다”며 “이러한 GM대우차의 경쟁력이 GM의 글로벌 판매망(네트워크)과 결합하며 빛을 봤다”고 말했다. 라일리 사장은 특히 “수출에 주력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공장가동률을 높인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GM대우차는 현재 ‘칼로스’와 ‘라세티’ ‘마티즈’ 등에 ‘시보레’ 브랜드를 달아 수출하고 있다. 실제 2002년 회사 출범 당시 25만여대에 불과했던 GM대우차의 수출량은 지난해 93만여대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GM대우차의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을 놓고 일각에서 “GM대우차가 GM의 생산기지로 전락한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데 대해 라일리 사장은 “GM대우차는 단순한 조립 회사가 아니다”며 “제품 개발 및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이미 GM내에서는 경쟁력 있는 차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큰 상처를 입은 대우 브랜드 보다는 시보레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 공급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는 것”이라며 “만약 대우 브랜드를 고집했다면 GM대우차가 흑자로 전환하는 데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투자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라일리 사장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GM대우차는 올해 수출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도 수직 상승을 이룬다는 각오다.

주력 무기는 매그너스 후속 ‘토스카’와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S3X’. 영업 현장에서는 “현대차, 기아차와 한 판 붙어볼 만 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GM대우차는 현대차의 ‘쏘나타’에 대적할 만한 승용차가 마땅치 않은데다 SUV 차종은 아예 없어 고전해왔다.

라일리 사장은 최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모기업인 GM은 신용등급 하락과 주가 폭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GM대우차는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최근 ‘2005년 떠오른 스타 10명’중 한 명으로 라일리 사장을 꼽았다. 그는 GM의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GM의 주된 문제는, 정확히 말해 GM 북미지역의 문제다. 이 곳에서 큰 손해를 봤고, 이것만 보면 위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제 불능의 상황은 아니다.

릭 왜고너 회장은 이미 북미지역 사업 회복 방안을 수립한 상태다. 북미지역 사업이 어려워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고유가가 시장을 바꿔놓았다. GM은 대형 트럭에 이익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왔는데 시장 수요가 소형차 위주로 재편된 것이다. 둘째는 비용 증가다.

GM은 현대차나 도요타, 혼다에 비해 퇴직자가 많다. 이들에게 의료보험과 연금 혜택을 주다 보니 부담이 커졌다. 차 한 대당 1,000달러 정도로 비용이 더 많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금융 자회사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 등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 상태다.”

GM이 세계 자동차 업계 70년 권좌(權座)를 도요타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서도 그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라일리 사장은 “GM은 북미지역을 제외한 아시아와 유럽, 남미에선 모두 실적이 좋다”며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몰라도 GM이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고, 또 세계 자동차 역사에서 이 정도 굴곡은 어디에나 있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 파산 직전까지 갔던 닛산과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았던 대우차가 지금 화려하게 부활한 점 등이 그 예라고 라일리 사장은 강조했다.

한마디로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고, GM은 이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2006년 GM대우차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며 위기에 처한 GM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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