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라도 성 관계 중에는 이불을 덮어야 한다.”
이집트에서 때아닌 부부관계 수칙 논란이 일고 있다고 AF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논란은 전 세계 이슬람 대학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카이로 알 아즈하르 대학에서 이슬람법 학장을 지냈던 라스하드 하산 카할일의 발언에서 시작했다.
그는 며칠 전 한 종교 칙령에서“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성 관계를 맺을 때 온 몸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상대방 성기를 바라봤다면 그 결혼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코란과 함께 이슬람 율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하디스에는 “남성은 배꼽과 무릎 사이가, 여성은 얼굴과 손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부위가 드러내서는 안 될 치부”로 적혀 있다. 하디스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언행을 전승하고 있는 기록서이다. 때문에 무슬림들은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은 수치심을 떠나 하나님 앞에 모욕을 당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집트 위성 채널 ‘드림’의 종교 관련 토론 프로그램은 알몸 논란을 주제로 삼았고 유력 일간지 알 마스리 알 욤 일요일 판은 이 논란을 머릿기사로 비중 있게 다뤘다.
알 아즈하르 여대에서 이슬람학을 가르치는 사우드 살레흐 교수는 “부부 사이를 가깝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허용해야 한다”며 카할일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슬람 학자 압둘 무티도 “부부 사이에 어떤 형태의 부부 관계도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거들었다.
반면 알 아즈하르 대학 이슬람 율법 위원회 압둘라 메가와르 위원장은 “부부 사이라도 상대방 성기를 바라봐서는 안된다”며 카할일 교수를 편들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