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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된 바보'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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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된 바보' 행복할까?

입력
2006.0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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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백수 건달이 하루 아침에 재벌 후계자가 되면서 겪는 갖가지 이야기를 경쾌하고 따뜻하게 그려 호평 받은 ‘오!필승 봉순영’의 지영수 PD-강은정 작가가 다시 ‘변신’ 이야기를 들고 안방을 찾는다.

이번에 바뀌는 것은 ‘신분’이 아니라 ‘머리’다.

9일 첫 방송하는 KBS2 월화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의 주인공 하루(유건)는 지능지수(IQ) 65에 정신연령이 7세인 지능발달장애 청년.

딸기 아이스크림 하나 물려놓고 버스 타고 떠나버린 엄마가 그리워, 딸기 아이스크림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버스기사가 돼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이 꿈이다.

그런 그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특수장애학교 교사로 가장한 사기꾼 은혜(김옥빈)를 사랑하게 되고, “그렇게 내가 좋으면 똑똑해져 봐”라는 은혜의 말에 신경외과 의사 동재(이종혁)에게 머리 좋아지는 수술을 받는다.

성공 확률은 50%, 실패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다행히 수술을 대성공을 거둬 하루는 IQ 180의 천재로 거듭나고 부와 명예까지 거머쥔다. 천재가 된 바보, 하루는 과연 얼마나 행복해질까.

지영수 PD는 대니얼 키스의 소설 ‘Flowers For Algernon’에서 수술로 천재가 된 주인공의 지능이 다시 퇴화한다는 모티프를 따왔다고 밝힌다.

‘오!필승 봉순영’에서도 필승을 결국 제 자리로 되돌려놓았듯이, 하루 역시 다시 ‘바보’가 될 운명임을 예고한 것이다.

지 PD는 인터뷰에서 “행복한 바보였던 사람이 똑똑해지면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알게 되고, 다시 행복한 바보로 돌아가는 이야기”라며 “드라마를 보는 동안, 혹은 보고 나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친절한 설명을 붙였다.

줄거리와 결말이 예고된 이 드라마에, 그래도 각별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오!필승 봉순영’에서 보여준 연출자와 작가의 녹록치 않은 역량 때문이다.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에 무게를 두고 구성과 인물 설정, 촬영 기법에 이르기까지 신선한 파격을 시도하며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함께 선사한 그들의 역량이 또 한 번 발휘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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