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논제 분석
고려대의 문제 유형은 이제 완전히 정형화되었다고 보더라도 무방하다. 제시문을 관통하는 공통주제를 찾고 제시문 간의 연간관계를 파악한다면 7부 능선은 도달했다고 본다. 그 다음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밝혀 주면 좋은 논술문이 될 것이다.
이번 논제의 공통주제는 ‘부분과 전체’이다. 시중의 대부분의 해설은 이번 논제를 ‘큰 것과 작은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제시문의 자구에만 한정하여 주제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학문의 세계에서 ‘큰 것과 작은 것’이라는 주제는 없지만 수험생이 고등학생임을 감안하면 ‘개인과 사회’ 또는 ‘큰 것과 작은 것’으로 파악해도, 내용만 적절하면, 무방할 것이다.
각 제시문에 대한 중심문장 찾기 및 개념화 작업이 선행되었더라면 공통주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주제를 선정한 후 각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 설정은 일반적으로 대립, 대등, 상하 관계 속에서 찾거나 혹은 정반합 내지 문제의 원인과 대안 등의 관계를 고려하면 될 듯하다.
나. 제시문 분석
제시문 1의 요지는 “전체가 부분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전체(큰 조직)는 불량, 부도덕, 어리석고 비인간적으로 움직인다. 글쓴이는 이렇게 된 이유가 조직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구조를 가진 ‘전체(사회)’에서 ‘부분(개인)’은 좌절감, 무기력을 느낀다. 이처럼 제시문 1은 전체가 부분을 규정하는 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제시문 2는 “크다․작다는 상대적이다”는 것을 여러 보기를 들어 설명한다.
제시문 3은 ‘도시든, 지역이든, 국가든, 이러한 것들은 소집단의 구체성의 원리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성립되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만,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테두리는 ‘잡히지 않는 전망’ 또는 제약으로서만 작용하는 조직이기를 그칠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당히 난해한 지문인 듯하지만 다시 정리하자면 거대 조직의 잡히지 않는 전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집단, 대면집단이 핵심적인 문화공간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집단의 유기적인 상호관계가 필요하다. 이러면 개인은 성숙해질 수 있고 다른 지역, 도시 나아가 세계로 바람직하게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제시문 4는 부분과 전체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첫 문단은 큰 것의 사례 제시이다. 이리하여 둘째 문단에서 부분(小)과 전체(大)의 차이를 지적한다. 제시문 2는 부분과 전체는 상대적이라고 말하지만 제시문 4는 부분과 전체의 구분은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문장으로는 “몸집이 크면 그를 받아들일 공간도 커야 하고 정신이 위로 비상하려면 그 경지 또한 높아야 한다” “매미와 새끼 비둘기 … 대붕처럼 날아야만 제일이란 말인가?” “작은 지혜(小知)는 큰 지혜(大知)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시간(小年)은 긴 시간(大年)에 미치지 못한다” “이것이 큼(大)과 작음(小)의 차이이다.”
다. 답안 작성
제시문 1은 ‘조직속의 개인’에 관한 글로서 ‘문제제기’이다. 제시문 2는 여러 사례를 들어 ‘부분과 전체는 상대적이다’는 것을 설명한다. 제시문 3은 부분과 전체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대안제시이다. 즉 제시문 1에서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다. 제시문 4는 제시문 1,3과는 대립되는 입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제 자신의 배경지식들을 최대한 끌어내어 제시문과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할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부분과 전체의 추상적인 관계를 논해도 된다. 또는 ‘개인과 사회’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소재로 하여 자신의 생각을 적으면 될 것이다. 제시문처럼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논거가 적절하면, 제시문 3의 견해를 비판하며 자신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강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소외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대중문화 등도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서 적절히 인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의 크기를 논할 때는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인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창진 우민OK 언어논술ㆍ강남 정일 학원ㆍ대성-초암 학원 언어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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