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문제야, 문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수학 좀 잘 하게 수 있을까.” “치이, 엄마도 학교 다닐 때 수학 싫어했으면서.”
여러 집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다 보니 서점에 가 보면 수학과 사귀도록 돕는 책도 참 많이 나와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에게 권할 만한 최근 나온 책 2종을 소개한다.
■ 수학을 잘 하고 싶은 중딩들을 위한 친절한 수학 교과서(전 2권)
나숙자 지음/신상희 그림/부키 발행/각 권 9,800원
으악! 수학마녀닷! 마녀는 수학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다섯 아이들을 동물로 바꿔버린다. 이때 짜잔! 수학요정 꼼지 등장. 일행은 저주를 풀기 위해 수학나라로 먼 길을 떠나는데….
어, 수학 동화인가? 아니, 제목 그대로 ‘친절한 수학 교과서’다, ‘수학을 잘 하고 싶은 중딩들을 위한’. 지은이는 ‘꼼지샘’이라는 별명의 수학 선생님, 현직 중학교 교사다. 그러니까 꼼지샘이 바로 수학요정이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고 알차다는 점이다. 바로 지금 교실에서 수업하듯 씌어졌다.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머리에 쏙 들어오게 가르쳐주어 수학이 왜 필요한지, 나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수학이 아름답다니!) 깨닫게 한다. 수학 관련 에피소드나 일상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를 훈련하게 이끈다. 참고서나 문제집이 아니지만, 수학문제 잘 푸는 법도 공식이나 요령이 아닌 기본 개념과 원리로 터득하게 해놨다.
23년간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지은이는 아주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재치있고 기발하게 수학나라 여행을 안내한다. 그렇게 수업을 했더니 아이들 스스로 수학을 지지고 볶아서 시로, 만화로, 속담으로 멋지게 요리하더란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초코파이 속에는 초코가 얼마나 들어있나. ‘초코/초코파이=1/파이=1/π=1/3.14’이니까 대략 32%. 흠, 믿거나 말거나 계산법이지만, 분수셈의 원리와 원주율 π의 개념은 똑 떨어지는군. 이쯤 되면 수학은 더 이상 고달픈 과목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터다.
이 책은 친근한 말투로 수업을 하고 있지만, 쓸데없는 농담이나 수다 같은 건 없다. 대신 수학이 얼마나 멋있는지 알려주고 싶어하는 꼼지샘의 열정과 배려가 가득하다.
■ 마법의 숫자들
조니 볼 지음/이소라 옮김/비룡소 발행/1만5,000원
초등학생이 볼 만한 멋지고 짜임새 있는 수학 교양서다. 일상 생활에 숨겨진 수학의 이모저모를 찾아내 수학의 즐거움과 놀라움을 깨닫게 한다. 숫자부터 도형, 확률, 논리 등 수학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큼직한 판형에 화려한 컬러사진과 그래픽이 보기에 시원하다.
학생 때 수학을 잘 하지는 못했지만 사랑했다는 지은이는 친절하고 알기 쉽게 글을 썼다. 수학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고 불만을 터뜨리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생활과 우주 전체가 수학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려준다. 숫자를 셀 때는 왜 9까지 세고는 한 자리 수가 높아져야 하는지, 시계는 왜 12시가 한 바퀴인지, 수돗물을 살짝 틀었다가 갑자기 세게 틀면 왜 물이 이리저리 튀고 소용돌이치며 콸콸 쏟아지는지 등 당연히 여기던 것들에 실은 놀라운 수학적 발견이 숨어있음을 말이다.
열 손가락으로 숫자 세는 것부터 서리나 브로콜리 모양에 나타나는 프랙털, 일기예보에 쓰이는 카오스 이론 같은 최신 수학까지 나온다. 숫자의 발명과 셈하는 법의 역사, 가로 세로 대각선 어느 쪽으로 더 해도 그 합이 항상 같은 마방진이며 원주율, 소수, 무한수, 황금비율, 피보나치 수열 등 신기한 마법의 숫자들, 각종 도형의 성질과 쓰임새, 일상 생활에 쓰이는 수학 이론을 두루 살핀다. 마법놀이와 미로, 퀴즈 등 스스로 해결하거나 만들어보면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깨치도록 돕는 흥미진진한 장치도 많이 들어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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