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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갱조직 '마라스' 美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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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갱조직 '마라스' 美 접수

입력
2006.01.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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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 범죄 조직이 미국 전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미연방수사국(FBI)에 비상이 걸렸다. 일명 ‘마라스’(Maras)라고 불리는 젊은 갱단 조직원들이 AK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채 수도 워싱턴에서 농촌 마을까지 출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에만 582명을 검거한 FBI는 국제적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만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마라스는 중남미에서 가장 악명 높은 폭력 조직인 ‘마라 살바트루차(MS-13)’와 ‘마라 18’에 소속된 젊은이들로 미국 내에 최대 범죄파벌로 급성장했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중남미계가 미국의 조폭 세계를 평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젊은 세대인 이들은 폐쇄적인 소수정예인 콜롬비아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과는 성격이 다르다. 점 조직과 웹사이트를 무기로 훨씬 개방적인 조직으로 수적인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추적 불가능한 휴대폰을 사용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 이들은 특히 불법 이민자들에게 마약거래 등의 하수인을 시키며 경찰의 단속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마약, 강도, 살인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지만 핵심 요원들은 다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마라스는 병원, 감옥, 묘지 등을 의미하는 상징물을 문신에 새겨 넣어 서로를 식별하고 잇다. 최대 라이벌이기도 한 ‘MS-13’과 ‘마라 18’의 마라스들은 서로 충돌하면 가차없이 상대방의 손가락을 자르거나 목을 자르고 있다.

특히 MS-13은 현재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33개 주에 퍼져 있다. 주축은 1980년대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온 엘살바도르인이다. 이들은 극심한 내전을 겪은 게릴라 출신들로 대부분 총기를 다룰 줄 알고 전투경험이 있어 강력한 범죄 조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멕시코인들이 조직한 마라 18에서 쫓겨난 조직원들이 MS-13을 조직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에콰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이민자들도 속속 MS-13에 합류하고 있다. 미 전역에 조직원 1만 명이 퍼져 있고,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한국교민에게도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마라스들은 중남미 4개국에서도 세력이 확산되는 추세다. 미 주요 도시에서 검거된 조직원들이 본국으로 송환되면서 조직원이 5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는 멕시코를 포함한 중미 지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해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2003년 엘살바도르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11.5%에 해당하는 17억 달러가 폭력에 따른 손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경제성장을 통해 근본적으로 가난을 극복하는 것 만이 갱단을 막을 수 있는 해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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