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이나 구민회관, 동사무소 등 공공시설물이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문화공간으로 잇달아 탈바꿈하고 있다.
평범한 사무실 용도로 쓰이던 곳이 지역주민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낡은 구민회관은 최첨단 공연장으로 리모델링되고 있다.
지난달 말 남산에서 청계천 하류인 동대문구 용두동의 옛 성북수도사업본부 건물로 이전한 서울문화재단 건물은 조만간 시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재단은 일반인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생생(生生) 프로젝트’를 통해 건물 자체를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어울려 활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한다는 방침이다.
지상5층, 지하1층 810평 규모의 이 건물은 4, 5층만 사무실로 쓰이고 1~3층은 갤러리, 공연장, 전시장, 미니바, 자료전시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실내 인테리어는 추사 김정희부터 1980년대 민중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작품의 개념을 활용해 꾸밀 계획이다.
이곳은 평일에는 갤러리로, 주말에는 일반인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일종의 언더그라운드 클럽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1월말 공사에 들어가 4월께 정식 개장한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설치미술가 최정화(45)씨는 “낡은 관공서의 느낌을 배제하고 일반인들과 예술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난장’ 개념의 공간으로 만들 방침” 이라고 말했다.
연극공연장이 밀집한 대학로의 혜화동사무소 청사는 서울종합연극센터(가칭)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7월 동사무소가 이전하는 대로 1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실시, 2007년 7월 개관할 예정이다.
지상3층, 270평 규모의 이 건물은 공연 종합안내와 예매 기능을 하는 공연정보안내센터, 국내외 자료 수집과 전시를 하는 자료관과 전시관, 창작스튜디오와 연극교육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공연 관련 시설이 열악해 단순히 교육ㆍ강연장으로 쓰이던 구민회관을 현대식 공연장으로 개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대문구는 46억원을 들여 내년 10월까지 대공연장(600석)과 소공연장(200석), 문화강좌실, 체육관, 수영장, 헬스장 등을 갖춘 문화체육회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관내에 문화예술공간이 거의 없는 영등포구도 구민회관을 내년 6월까지 문화예술공연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28억원이 투입되며 첨단 음향ㆍ조명시설을 갖춘 공연장과 뮤지컬연습실, 리허설룸 등이 들어선다. 강서구도 외발산동 산 21의 3 일대에 28억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 2층 400여평 규모의 야외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1983년 개관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미술관은 조명시설을 교체하고 LED전광판, 홍보 부스 등을 새로 설치하면서 ‘서울 메트로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꿔 지난해 11월 재개관했다.
권영규 서울시 문화국장은 “대규모 전문공연장ㆍ전시장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쉽게 찾아가 즐길 수 있는 공연장도 필요하다”며 “기존 시설을 이용해 소규모 문화예술공간을 만드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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