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유영경(30ㆍ여)씨는 청바지 마니아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블루핏’, 현대백화점의 ‘더 랩’ 같은 청바지 편집매장이 그가 가장 자주 들르는 곳이다. 유씨가 이런 편집매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세계 유명 청바지가 한 매장에 다 모여있는데다 청바지와 코디할 수 있는 상의와 액세서리류까지 원하는 상품들을 골고루 갖춰놓고 있기 때문이다.
편집매장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집매장은 과거 인기 드라마 였던 ‘한지붕 세가족’ 처럼, 같은 매장에 다양한 브랜드가 사이 좋게 모여있는 형태의 매장이다.
고객이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비교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백화점들이 매장을 개편할 때마다 인기 1순위 자리에 등극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서울 명동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은 편집매장 전성시대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점포다.
오픈 당시 ‘상품별, 고객별 다양한 편집매장’을 점포의 주요 컨셉으로 내세운 만큼 럭셔리 진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편집매장 ‘블루 핏’과 ‘루키블루’, 남성 패션 리더들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멀티샵 ‘MSF 꼴레지오니’, 남성 액세서리 편집매장인 ‘MAC’, 세계 유명 여성 란제리를 한데 모은 ‘프리즘’, 유럽 여성의류 멀티샵인 ‘미스코드’, 뉴욕 소호의 유명 디자이너 쥬얼리 편집샵인 ‘플래그먼츠’ 등 10여 개가 넘는 편집매장이 입점해 있다.
롯데백화점도 명품관 애비뉴엘을 오픈하면서 ‘엘리든’이라는 편집매장을 선보였으며, 남성 의류 직수입 편집매장인 ‘라비앳’, 영플라자의 ‘영패션시티’, 유모차 편집샵 등 다양한 형태의 편집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를 한데 모은 ‘C:컨셉’(Creative 컨셉) 매장과 유기농 식품을 한데 모은 ‘유기농하우스’, 남성 전용 화장품 멀티샵 ‘옴므&핸섬’ 등 차별화한 전략으로 편집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편집매장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은 최근의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바쁜 일상생활에 쫓겨 특정 브랜드 매장를 선호하기 보다는 동일한 컨셉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갖춘 멀티샵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브랜드ㆍ가격ㆍ디자인을 비교한 후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백화점의 편집매장은 매출면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백화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편집매장 강화를 새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 매입팀 곽웅일 부장은 “편집매장은 전 세계의 최신 유행을 한 눈에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에게 가장 어필한다”며 “소비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백화점들이 편집매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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