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3분께 경기 의정부지법 3호 법정에서 재판을 받던 윤모(40ㆍ운전사)씨가 분신, 중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윤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법은 대법원의 법정 안전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3일 기존 방호 인력을 대폭 보강한 법원 경비관리대를 출범시켰으나 분신은 막지 못했다.
법원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3호 법정에서 열린 업무방해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벌금 30만원을 선고하자 “증거 조사가 불충분하다”며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윤씨는 밖으로 나갔다가 차 안에 있던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 뒤 다시 법정으로 들어와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법정 경위는 소화기로 진화하고 다친 윤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당시 법정 안에는 5~6명의 방청객이 있었으나 별다른 피해는 입지 않았다.
윤씨는 2004년 11월 경기 구리시 모 휴대폰 대리점에서 휴대폰 번호를 바꿔달라며 소동을 벌여 대리점 주인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피소된 뒤 약식기소돼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요청해 1년 동안 8차례 재판을 받아오다 이날 선고공판에서 똑 같이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고 홧김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해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서도 술에 취해 민원실에서 행패를 부리다 쫓겨난 이모(50)씨가 법원 주차장에서 라이터로 옷에 불을 붙여 오른팔에 화상을 입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비관리대 창설 하루 만에 불상사가 일어나 안타깝지만 그나마 평소보다 늘어난 방호인력 덕분에 재빨리 사고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