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께는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을 갖게 된다? 새해 벽두부터 국방부 주변에서 핵잠수함 논란이 뜨겁다. 핵잠수함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압도적인 공격무기)으로 군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그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국제정치적 폭발력 때문에 참여정부는 개발을 포기한 상태다.
핵잠수함 논란은 1일 출범한 방위사업청이 국방부로부터 넘겨받는 사업내용을 밝히는 과정에 잠수함 전력증강 사업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핵심내용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3조744억원을 들여 3척의 차기잠수함(SSX)을 개발, 도입하는 사업(SSX)을 추진한다는 것. 2003년 핵잠수함 개발사업으로 추진되다 2004년 언론에 노출되는 바람에 국방부가 공식 부인까지 한 SSX의 사업규모나 일정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척당 1조원 이상 드는 사업규모로 볼 때 SSX는 결국 핵잠수함 사업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익명의 무기 전문가는 “4,500톤 규모인 프랑스의 바라쿠다나 영국의 아스튜드급 공격형 핵잠수함 제작비가 1조원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SSX는 핵잠수함으로 추진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SSX는 함대지 미사일까지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인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1만톤급 이상의 전략핵잠수함(미국 오하이오급, 러시아 타이푼급 등)에서나 발사가능하지만 순항미사일 등 함대지 미사일은 4,000~5,000톤급 공격형 핵잠수함(미국 로스앤젤레스급, 중국 한급 등)도 탑재할 수 있다.
국방부는 핵잠수함 개발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SSX는 현재 보유중인 209급 잠수함(KSSⅠ)과 2010년 전력화 목표로 현대중공업이 건조중인 214급 잠수함 사업(KSSⅡ)을 잇는 KSSⅢ에 불과하다는 것. KSSⅢ는 3,000톤 규모에다 디젤동력과 AIP(공기불요)추진방식의 잠수함 개발로 핵추진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추진방식과 톤수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여지를 남겼다. 국방부 한 당국자는 “앞으로 15, 16년이나 남은 2022년 사업인만큼 도중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핵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주변국의 전력 등을 감안할 때 우리도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핵잠수함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3년 취역한 209급 잠수함이 2022년이면 퇴역연령인 30년에 도달, 이를 대체할 전력이 필요하고 KSSⅢ의 전력화가 가시화하는 2015년께면 안보환경도 크게 바뀌어 핵잠수함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14급 9척과 KSSⅢ 3척으로는 점차 격화하는 동해상의 잠수함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현재도 북한은 214급과 비슷한 규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26척이나 보유, 우리 해군의 전력을 훨씬 앞서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도 디젤잠수함이지만 2,000~3,000톤 규모의 16척, 중국은 5,500톤짜리 한급 핵잠수함 등 60여척, 러시아와 미국은 수십척의 전략핵잠수함을 갖고 한반도 주변 바다 속에서 소리없는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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