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1ㆍ2 개각’에서 열린우리당 내 반발을 고려해 내정을 유보했던 보건복지부 장관에 우리당 유시민(柳時敏ㆍ47) 의원을 전격 내정했다.
노 대통령은 당초 5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만찬 간담회를 가진 뒤 복지부 장관 임명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었으나 만찬을 하루 앞두고 복지부 장관을 내정함으로써 우리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 모임을 예정대로 갖고 유 의원을 장관으로 내정한 이유를 밝히는 등 당내 반발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복지부 장관 내정은 대통령이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단”이라며 “당과 청와대 간에 논란이 증폭되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은 양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이런 상황을 하루 속히 종식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과거에 당에서 동료 의원을 향해 ‘그 사람은 안 된다’고 집단적으로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있었느냐”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각료 임명권을 지나치게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영춘 정장선 최용규 최재천 의원 등 우리당 초ㆍ재선 18명은 성명을 발표, “복지부 장관 인사는 유감”이라며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한 근본적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중진과 재선 의원은 유 의원 장관 내정에 항의, 5일 청와대 만찬에 불참하기로 했고, 일부는 5일 이번 개각을 비판하는 집단 회견을 갖거나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원 의원은 “노 대통령이 당과 유 의원 중 유 의원을 택했다”고 비판했고, 문병호 의원은 “청와대가 처사는 앞으로 당과 청와대가 각자 생각하는 대로 가자는 뜻이나 다름 없다”고 반발했다.
안영근 의원은 “10ㆍ26 재선거 패배 이후 당에서 청와대를 향한 불만이 터져 나왔을 때보다 훨씬 더 심한 분노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 의원은 장관 내정 직후 성명을 내고 “나에 대한 야당과 일부 언론, 우리당 일각의 걱정과 비판을 잘 알고 있다”며 “모두 나의 부족함에서 빚어진 일로 받아들이고, 앞으론 복지부 장관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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