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전문가인 국립암센터 박재갑 원장은 금연 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담배 몰아내는 일이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 까닭이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조건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담배 안에는 무려 60여가지 발암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치료 만큼이나 예방이 의사의 중요한 의무임을 떠올리면 금연 운동은 그에게 결코 외도가 아니다.
박 원장의 금연 운동은 애 쓴 만큼 성과가 있었다. 몇 해 전부터 TV에서 더 이상 담배 피우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고, 군대의 면세 담배도 2009년부터는 사라진다. 올해에는 담배 제조 및 매매를 금지하는 입법청원을 하려 한다.
4일 몇 명의 공동저자와 함께 펴낸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문제점과 대책’이라는 책은 이 입법을 위한 이론적인 밑천이다. 담배 금지의 의의, 보건ㆍ경제적 효과 등을 다루면서 ▦흡연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5만 명에 이르고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9조원이나 되며 ▦담배 판매가 금지되면 25년 뒤에는 200조원 이상의 경제적인 이익이 생길 것 등등의 주장을 담았다. 여기에다 담배 제조 및 판매 관련 종사자 소득 보전 방안, 엽연초 생산농가 대책 등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 원장은 머리말에서 “이 책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사회운동의 첫걸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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