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윤리 위반으로 중단됐던 MBC ‘PD수첩’이 3일 밤 11시 5분 재개 첫방송을 한다. 제목은 ‘줄기세포 신화의 진실’로 난자 매매 및 연구원 난자 기증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PD수첩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2일 배포한 자료에서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황 교수의 2004, 2005년 연구에는 86명의 여성으로부터 채취한 총 1,600여개의 난자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난자를 제공한 여성 가운데 약 20%가 난소 과자극 증후군을 경험했고, 난자를 매매한 여성 중 10명이 2회 이상 채취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원의 난자 제공에 황 교수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2004년 논문의 공동저자인 P 연구원이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2003년 3월 실수로 난자가 담긴 접시를 엎지른 뒤 자신의 난자를 제공했던 P 연구원은 이메일에서 자신의 난자로 직접 복제실험을 해야 하는 처지에 대해 한탄하며 황 교수에게 대적하지 못한 자신을 후회한다고 적었다. MBC는 12월 31일 ‘뉴스데스크’에서 메일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PD수첩은 또 황 교수가 미즈메디병원에서 제공된 난자가 매매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방송한다. 황 교수는 지난해 11월 PD수첩 1탄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방송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구원 난자 및 매매난자 사용을 시인하면서도 자신은 나중에야 알았다고 주장한 바 있어, PD수첩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PD수첩은 이와 함께 지난 7개월여 동안 황 교수팀의 논문과 복제배아 줄기세포의 실체에 관해 취재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황 교수가 왜 논문을 조작했으며, 조작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내놓는다.
한학수 PD는 방송을 재개하면서 “방송중단 사태는 진실규명 작업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었고, 동시에 진실규명 과정에서 윤리상의 실수를 저지를 경우 진실 그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10일, 17일에도 황우석 파문 후속편을 잇따라 방송할 예정이다. 10일에는 복제소 영롱이 탄생부터 황 교수팀의 연구 전반을 되짚어 ‘황우석 신화’가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을 다루며, 17일에는 이번 사태로 드러난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점을 조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