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 KCC 프로농구가 정확히 반환점을 돌았다. 후반기의 시작인 4라운드는 3라운드에서 점화된 선두권 다툼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새해 첫날인 1일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 삼성과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가 나란히 17승10패, 승률 0.630으로 공동 1위를 이루며 치열한 호각세를 이뤘다. 물고 물리는 3팀의 먹이사슬 구조는 농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속담처럼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인 동부만 만나면 그 어느 때보다 펄펄 날았다. 홈에서 두 번, 원정에서 한번 펼쳐진 맞대결에서 매번 웃으며 코트를 떠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모비스 앞의 동부는 ‘치악산 호랑이’가 아닌 만만한 ‘꿩’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비스에 그토록 맥을 못추던 동부도 삼성만 만나며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 ‘매’로 변신한다. 역시 3라운드까지 3차례 만나 모비스에 당했던 수모를 삼성에게 화풀이했다. 올 시즌 3전 3승, 완전한 동부의 승리였다. 다른 팀에게 위력적인 파워를 과시하는 서장훈-네이트 존슨-올루미데 오예데지를 앞세운 ‘고공농구’가 김주성-자밀 왓킨스-마크 데이브스의 ‘트리플 타워’에 막혀 힘을 못쓴 것이 주요 패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부에게 ‘밥’인 삼성이지만 동부의 천적인 모비스를 상대로는 2승1패를 기록, 동부에게 당한 화풀이를 어느 정도 풀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은 5일 부산 KTF, 7일 창원 LG와 대결을 펼친 뒤 8일 울산으로 날아가 4라운드 빅게임이 될 모비스전을 치르는 등 힘겨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반면 삼성 전에 앞서 6일 2,3라운드에서 이겼던 서울 SK를 6일 홈으로 불러들여 한차례 몸을 풀 모비스로선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경기 일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양동근의 부상과 ‘트리플 더블러’ 크리스 윌리엄스의 체력 약화가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부는 주말과 휴일 버거운 상대인 전주 KCC와 안양 KT&G와 싸울 예정이어서 승수를 늘리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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