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80년대, 정치격동의 시기에 ‘양김씨’로 불리던 김영삼 씨와 김대중 씨의 대독재 투쟁과 활동이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았다.
정치가들만 정치를 논했던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정치 평론가 수준이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느 방향이 옳고 그른지 국민 모두 알고 있었지만, 가혹하게 두 독재자가 국민의 입을 틀어막았다.
돌아보면 내 자신도 1990년대나 2000년대보다 그 시절 정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지금 우리 아이들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기본적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목마름이 정치에 대해 늘 생각하게 했던 것 같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오늘, 황우석 파문이 우리 국민의 과학 의식수준을 그때 그 시절의 정치의식 수준만큼이나 일거에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끌어올려놓은 듯한 느낌이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이 ‘체세포’니 ‘핵치환’이니 ‘줄기세포’니 하는 말들은 매일 매일 그날의 일상용어처럼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보고 듣고 또 말하겠는가. ‘알면 상식이고 모르면 학문’이라고 했다. 이 파문으로 ‘전국민의 과학화’ 하나만은 이미 이루어진 느낌이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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