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미 남성보다 여성취업자수가 23만명이나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수한 여성 인재를 확보해 앞서가려면 이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필수 요소가 됐다.
여성 우수 인력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돋보이는 대표적 기업은 삼성전자와 아시아나항공이다. 삼성전자는 1993년에 이건희 회장이 “21세기는 여성의 감성과 꼼꼼함이 작용하는 시대”라며 “우수 여성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은 배려가 아닌 기업 생존차원에서 필수”라고 역설한 이후 적극적인 여성 중시 경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의 33%인 2만여명의 여성 인력이 근무중이며 이 가운데 60%는 연구개발 등 핵심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차장, 과장급 등 4명의 여성을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에 해외주재원으로 처음 파견했다.
삼성전자의 여성인력 우대정책을 엿볼 수 있는 곳은 수원사업장에 45평 규모로 마련된 여성인력개발센터. 이곳은 모유를 짜서 보관할 수 있는 모유유축실, 임신과 생리통으로 몸이 불편한 여사원이 쉴 수 있는 모성보호실, 사내 어린이집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여성 심리 관련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여성인력 육성팀을 두고 여직원들의 개인적 고충 상담과 경력 개발, 진로 상담 등을 해주고 있다. 현재 여성상담실은 구미, 기흥, 온양, 천안 작업장 등으로 확대돼 6곳으로 늘었으며 어린이집도 서울, 기흥에 각각 추가 개설됐다.
남성보다 여성인력이 많은 아시아나항공은 여직원들의 모성 보호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임신을 할 경우 근로기준법상의 출산휴가일인 90일보다 30일을 더 쉴 수 있다. 또 직원이 임신한 지 6개월 이전에 유산하면 30일의 유급휴직, 임신 6개월 이후에 유산하면 출산과 동일하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능력 있는 여직원들이 결혼 후에도 퇴사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어 기혼 여직원의 숫자가 2003년 359명에서 지난해 76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터넷기업 NHN도 사내에 모유를 보관했다가 먹일 수 있는 모자유친방, 생후 6개월에서 취학전 어린이를 맡겨 놓을 수 있는 ‘푸르니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태평양도 서울, 용인, 수원 사업장 등에 보육시설인 ‘어린이집’과 젖병소독기 등을 비치한 여성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여직원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7,000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1,200명이 여성인력인 삼성SDS는 여성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2001년부터 여성위원회를 조직했다. 휴대폰 제조사인 모토로라코리아도 지난해 사내에 여성사업위원회라는 여직원 조직을 만들었다.
이밖에 제약업체인 한국엠에스디는 출산때문에 우수 여성인력들이 일찍 퇴사하는 일을 막기 위해 출산후 1년 동안 1시간 빨리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GS홈쇼핑, 다음다이렉트 등은 여성들을 위한 건강관리센터와 요가강좌 등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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