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를 지지해온 인터넷매체 편집장이 서울대 조사위원회 ‘위원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황 교수의 고교 후배인 모 인터넷매체 편집장 J(40)씨가 지난달 3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황우석 통신’ 카페 게시판에 서울대 조사위원 명단을 실명으로 실었다.
명단에는 위원장인 서울대 의대 정명희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약대 J교수와 O교수, 서울대 농대 L교수, 서울대 치대 K교수, 서울대 자연대 H교수, 서울대 법대 P교수, 서울대 수의대 R교수, 연세대 치대 J교수, 한양대 의대 L교수 등 10명이 올라 있다.
현재 조사위원 9명 보다 1명이 많은 것에 대해서 “한 교수가 도중에 자진 사퇴했다”는 댓글까지 붙어 상당수 네티즌들이 명단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J씨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명단은 조사위의 면담조사를 받은 사람들을 통해 얻어낸 것으로 황 교수로부터 최종확인까지 마쳤다”고 사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최종발표를 앞둔 조사위 활동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황 교수측의 잘못은 속속들이 언론에 공개하면서 조사위원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숨기려는 방식은 공평하지 않다”며 “조사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위해서라도 국민들이 알 것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J씨는 이어 “조사위의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불신감을 표시했다. “조사위는 원천기술이 무엇인지, 기술의 가치가 어떠한지, 어디까지가 원천기술인지조차 분명하게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사위원 중 이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냐 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황 교수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페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장씨가 개설한 카페는 사흘 만에 회원수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J씨는 수년 전 일간지에서 기자로 재직하면서 황 교수를 만나 계속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황 교수 병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조사위원 명단이 공개됨에 따라 그 진위와 관계없이 황 교수를 지지하는 일부 의 불만이 명단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 프라이버시 침해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명단이 사실이거나 일부 위원의 이름이 일치할 경우에는 향후 조사위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16일 조사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위원장을 제외한 조사위원 전원의 신상을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교수들의 실명이 담긴 명단이 퍼지고 있는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단에 거론된 일부 교수들은 “전혀 조사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다른 교수들은 “조사위의 활동이 아직 진행중인 만큼 사실 확인이나 어떠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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