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2ㆍ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김근태 전 복지부장관측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유는 비슷하다. 양쪽 다 정, 김 전장관의 측근들이 두 사람의 심중과 다른 선택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정동영계는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고집하는 김한길 의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른바 ‘싹쓸이론’ 때문이다.
정 전 장관과 김 의원이 함께 승리해 ‘정동영 의장_김한길 원내대표’ 구도가 짜여질 경우 당내 강력한 견제심리가 작동해 정작 중요한 대선 후보경선에서 혹시 낭패를 볼 지 모른다는 게 정 전 장관측의 우려다.
‘반(反) 정동영 정서’가 경쟁자인 김 전 장관에 대한 지지로 결집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거꾸로 김 의원이 경선에서 지면 지는 대로 대외적 위상이 실추되는 등 정동영계는 득 될 게 없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당권을 놓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불가피한 마당에 원내대표 경선에서부터 과열 경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논리도 있다. 여당이 새해 들어 자리 다툼만 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추대론이 계파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누구의 계보에 속해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거론되는 후보군 중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근태계의 고민은 전대 출마를 모색하는 임종석 의원이다.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임 의원에 대한 재야파의 눈길은 그다지 곱지 않다. ‘정동영 대 김근태’의 양강 구도에서 임 의원의 출마는 당심을 왜곡하고 자파의 표를 분산시킬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다시 말해, 임 의원이 뚜렷한 ‘실용 대 개혁’의 전선을 흐트려 개혁진영의 혼선을 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재야파 관계자는 “임 의원이 386 민주세력의 대표로서 재야파의 대변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했는데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서운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아직 출마를 결정하지 않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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