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은 1일 ‘원대한 포부와 신심에 넘쳐 더 높이 비약하자’는 제목의 공동사설에서 “선군(先軍)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새로운 비약을 이룩하자는 게 올해의 구호”라고 밝혔다. 공동사설은 경제, 내치, 대남ㆍ대외관계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입장을 담고 있다.
전체 기조
공동사설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선군정치, 국방사업 강화, 농업 증산을 강조했다. 선군정치와 국방력 강화는 내부 체제단속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며 농업 증산은 경제적 생존기반의 구축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체제를 유지하고 인민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중요 분야인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묵직한 비중을 두며 적극적 자세를 보였으나 핵 문제나 대미관계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6자회담 등 북핵 문제가 워낙 유동적이어서 대외정책의 기조를 정하지 않고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경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선군정치를 근간으로 체제수호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평했다.
경제
공동사설은 “올해도 농업전선을 경제건설의 주공(主攻)전선으로 내세우고 다시 한 번 농사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농업부문에 필요한 노력과 설비, 물자들을 최우선으로 무조건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 석탄, 금속, 철도 등 기간산업과 경공업 분야에서 현대화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각 및 경제관료 중심의 경제개혁을 강조했다. 공동사설은 “긴요하고 실리 있는 대상부터 하나하나씩 현대화 해야 한다”며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먹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경제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북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남한에 비료, 농기계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화 강조도 남북경협 확대를 전망하게 한다.
남북관계와 대미관계
사설은 “지난해 북과 남에서 민간급 뿐만 아니라 당국이 함께 참가하는 통일대축전 행사가 성대히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6월15일을 ‘우리 민족끼리의 날’로 기념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군철수투쟁과 남한 내 반(反)보수대연합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기조는 남북관계 개선쪽이었다. 하지만 핵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고 미국에 대한 비난도 자제했다. 신중한 자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한은 2004년 공동사설에서 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도 있다.
국방ㆍ내치
내부적으로는 국방력 증대와 노동당의 영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외부의 사상문화 침투를 봉쇄할 것을 촉구했다. 사설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군사를 중시하는 당과 국가의 원칙적 입장에는 드팀(흔들림)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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