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능력을 갖추면서 자신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고 하루 하루를 즐길 줄 아는 화려한 싱글, 쌔씨족(sassy)이 늘고 있다. 쌔씨?
인터넷 사전을 검색해 보자. ‘미혼(single)이면서 경제적 여유(affluent)도 있고 자기 일에 성공적인(successful) 경력을 쌓아가는 한편 멋스럽고(stylish) 젊은(young)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라는 설명과 맞닥뜨릴 것이다. 쌔씨족 모소연(29ㆍ닥터비젼 경영전략부 대리)씨와 최호정(30ㆍ하나은행 워커힐 지점 VIP 대리)씨가 들려주는 그들만의 재테크 노하우를 한번 엿들어 보자.
주 5일 근무 덕에 마음껏 게을러도 좋을 토요일, 모씨에게는 주말 늦잠이란 없다. 그가 매주 토요일 향하는 곳은 초등학교 6학년 승주네 집. 영어를 과외 지도하러 가는 데 1시간이 걸리지만 1년이 되도록 불만스러운 표정이 없다. 그는 ‘투잡스’ 알뜰파 싱글족.
주말 2시간을 쪼개, 한 달에 들어오는 돈이 30만원이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 4년 만에 모은 4,000만원으로는 해외 경험을 쌓은 후, 마음먹은대로 캐나다 연수에 투자해 영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내친김에 계획대로 자격증(TESOL)을 땄다. 노후의 안정된 생활을 위한 보험이라해도 좋으리만치 용도를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1년 6개월. 원룸 오피스텔에서 독립해서 살고 있는 그는 월급의 45%를 적금과 청약 부금에 붓고 있다. “화려한 싱글은 외모가 아니라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더라고요. 5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누릴 수 있고, 10년 후에는 더 편한 삶을 원하니까요.” 주말에 편히 쉬는 친구들을 보면 가끔 마음이 느슨해지기도 하지만 몇 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는 마음을 다잡는다.
사회 생활 6년차 최씨도 장기 주택 마련 저축, 연금 신탁, 주식형 펀드 4개, 종신 보험, 친구 7명과 같이 하는 펀드 상품 등에 월급의 40%를 나눠 붓고 있다. 최씨는 은행에서 일하는 덕에 재테크 정보는 넘친다. 정보에 따라 돈을 굴리고, 돈이 불으니 관심이 더 많아졌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쌈짓돈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결혼해도 제 돈은 독립적으로 있어야 해요. 물론 남편 모르게 말이지요.” 그의 귀띔.
결혼과는 관계없이, 자기 돈 모으기는 일관성 있게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돈 모은다고 구질구질 사는 것은 또 별로 잖아요. 지출 품목을 확실히 정해 쓸 때는 쓰되,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사지 않는 방식으로 돈 관리를 해요.”
결혼과는 무관하게 재테크는 물론 자기 관리까지 철저한 쌔씨족. 넘치는 에너지와 당당함은 당연한 귀결일지 모른다.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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