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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신년특집-한국을 이끄는 CEO/ 개혁 리더(금융) 박해춘 LG카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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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신년특집-한국을 이끄는 CEO/ 개혁 리더(금융) 박해춘 LG카드 사장

입력
2006.01.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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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분야 부실기업 개조 전문가’

CEO들은 LG카드 박해춘 사장을 이렇게 뽑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해 3월 6조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던 LG카드를 맡아 불과 1년 반 만에 순이익 1조원의 회사로 탈바꿈 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박 사장은 LG카드에 오기 전, 20조원 가량의 부실을 안고 있던 서울 보증보험을 맡아 5년 만에 우량회사로 변신시킨 경력이 있다.

2004년 박 사장은 LG카드 사장 취임 직후부터 ‘채권회수’ 에 모든 조직의 역량을 올인했다. 당시 LG카드는 연체율이 30%가 넘어, 매일 수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의 명운은 채권회수에 달려 있었다. 박 사장은 관리조직 3개 부문을 1개로 축소했고, 채권ㆍ영업조직은 4개로 확대했다. 외부에서는 최강의 채권회수 전문가가 영입됐다. 그리고는 본사 인력을 채권회수 현장으로 내몰았다. 이 결과 불가능해 보이던 연채채권은 조금씩 회수되기 시작했고, 현재 LG카드의 연체율은 업계 최저 수준인 8%대까지 떨어졌다.

또한 당시 박 사장은 신용카드 사업의 핵인 신용관리 및 IT시스템 부문에는 오히려 투자를 강화했다. 비용축소에만 매달리지 않고 선택적 투자를 감행, 미래의 손실 발생 요인 차단에 주력한 것이다. 그리고 ‘우량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 1만장도 안되던 플래티늄 카드를 50만장(9월말 현재)으로 늘려 ‘우량 자산’을 형성하는 과감한 전략도 함께 썼다.

이 결과 박 사장은 취임 6개월째이던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월별 흑자를 기록했다. 유동성 위기 이후 22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흑자로 완벽하게 전환, 3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등 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초기에는 ‘불도저’식 구조조정이라고 적지 않은 비판도 받았지만, 그의 밀어부치기가 짧은 시간에 LG카드를 다시 세운 바탕이 된 것은 사실이다.

이 뿐 아니라 박 사장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사원의 마음을 챙기는 ‘심(心) 경영’에도 힘을 썼다는 게 직원들이 전언이다. 그는 직원의 결혼기념일에는 직접 축하엽서를 보냈고, 지난 추석 때는 전직원에게 안전한 귀성을 기원하는 휴대폰 음성 메시지를 남겨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연세대 수학과 출신인 박 사장은 1975년 국제화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안국화재,삼성화재 등을 거쳤다. 그는 삼성화재 마케팅상무로 재직 중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의 강력한 추천으로 서울보증보험을 맡아, 이때부터 부실기업 재생 전문가의 소질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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