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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남매 다둥이 가족' 남상돈·이영미씨네의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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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남매 다둥이 가족' 남상돈·이영미씨네의 새해맞이

입력
2006.01.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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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남 5녀, 11명의 자녀를 둬 서울 최고의 ‘다둥이(자녀 5명 이상)’가족으로 불리운 남상돈(43) 이영미(41)씨. 가지 많은 나무 바람잘 날 없지 않겠느냐고 말도 하지만, 남씨 부부는 “아이들이 북적대는 가정의 행복함은 다른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2005년엔 저출산 문제가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2006년을 맞는 다둥이 부부는 행복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SH아파트. 동대문구 제기동 식당에 딸린 14평 남짓 전셋집 생활을 끝내고 두 달 전 이곳 방 3칸 34평 아파트로 입주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다둥이’가족 을 위해 시영 임대주택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준 덕택이다.

새 집에서 새 해를 맞는 남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어느 한 해 평온하게 지나간 때가 없었지만 지난해는 유난히 기억할 일이 많았다. 새 아파트로 이사한 일, 서울의 대표적인 ‘다둥이’가족으로 선정돼 한 방송사 고정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일, 부인 이씨가 저명 인사들과 함께 31일 밤 ‘제야의 종’을 타종한 일 등 경사가 겹쳤다.

그러나 호사다마인지 지난해 7월에 태어난 막내 희은이를 생후 3개월 만에 갑작스런 호흡기 질환으로 잃는 큰 슬픔도 있었다.

“경한(첫째) 보라(둘째) 지나(셋째) 진한(넷째) 석우(다섯째) 휘호(여섯째) 세빈(일곱째) 다윗(여덟째) 세미(아홉째) 소라(열째) 경우(열한째) …”. 열두번째 희은이 이름을 떠올리던 이씨가 목이 멘다.

몸이 약해 유난히 마음이 쓰였던 아이였다고 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겠느냐며 말문을 흐렸다. 셋째인 딸 지나(13)양은 중학생이 되더니 매스컴을 타는 게 창피하다며 카메라를 들이대자 도망을 갔다. 이씨는 “그 아이가 벌써 사춘기 티를 낸다”며 웃었다.

그 동안 이들에겐 작은 변화가 생겼다. 경한(19)군이 고3이 되면서 가족과 처음으로 떨어지게 된 것. 경한군은 전학이 어려워 제기동 외할머니댁에서 학교를 다니기로 했다.

이씨는 “처음으로 대학입시를 치르는 맏이의 뒷바라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여덟째 다윗(8)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초ㆍ중ㆍ고교생이 8명이 되는 만큼 바깥 일을 줄이고 아이들 교육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11남매 모두가 희망찬 목소리로 새해 소망을 말했다. 애교가 많은 아홉째 세미(6)양은 “엄마 아빠 말씀을 더 잘 듣고 숫자 쓰는 법을 꼭 배우겠다”고 했고, 책과 역사를 좋아하는 여섯째 휘호(10)군은 “올해는 ‘로마인 이야기’와 ‘삼국지’를 독파하겠다”고 큰소리 쳤다.

컴퓨터게임 마니아인 넷째 진한(13)군은 “6학년이 되는 만큼 전교 회장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집안 장녀로 연극과 음악에 관심이 많은 둘째 보라(18)양은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여행을 가고 싶다”고 효심을 내비쳤다.

남씨는 “많은 형제자매 틈에서 자라다 보니 사회성을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타협하고 절충하는 방식을 체득해 나가는 것 같다”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원칙과 질서를 만들고 있어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키우기 힘들 것이라든가, 사회활동에 짐이 될 것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지레짐작”이라면서 “새해에는 더 많은 ‘다둥이’가족들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배려도 많아지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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