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전쟁영웅인 김영옥 미국 육군 예비역 대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일본계 교육재단 ‘고 포 브로크(Go for Broke)’는 방광암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등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온 김 대령이 이날 밤 10시 40분께 로스앤젤레스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영면했다고 발표했다.
김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유색인 미군 장교로 맹활약해 1945년 이탈리아 정부 최고무공훈장, 1950년 프랑스 정부 십자무공훈장을 받은 데 이어 작년 2월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받은 전설적인 전쟁영웅이다.
2차 대전 종전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잠시 세탁소를 운영했던 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입대해 미 육군 7사단 31연대 1대대장으로 중부 전선에서 전선을 약 60㎞ 북상시키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그는 전후에 여러 한인 단체 발족에 관여하고 ‘고 포 브로크’ 설립에도 기여하는 등 미국에서 소수 약자들의 권익을 신장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작년 10월에 한국전쟁 당시 공로를 인정받아 뒤늦게 한국 정부로부터 무공훈장 중 최고 등급인 태극무공훈장 수여자로 결정됐고 국방부는 그의 일대기를 담은 ‘영웅 김영옥’을 진중문고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씨는 지난 10월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태극무공훈장 서훈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언젠가는 한반도를 통일하려고 노력하는 한미 양국의 협력정신을 반영하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례식은 9일 샌타모니카 연합감리교회에서 하며,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측은 영결식장에서 유족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전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