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모차르트(1756~1791)의 해다. 250년 전 1월 27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겨우 35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그는 음악사의 가장 위대한 천재이자 가장 사랑받는 음악가로 우리 곁에 남아있다. 전세계가 그를 기념하는 행사로 떠들썩하다.
오스트리아는 올해를 ‘모차르트의 해’로 선포했다. 특히 그의 고향 잘츠부르크와 생애 마지막 10년을 보낸 비엔나의 열기는 굉장하다. 가장 들뜬 곳은 잘츠부르크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공식 웹사이트(www.mozart2006.net)에 따르면 각종 공연, 전시, 이벤트 등 잘츠부르크의 올 한 해 관련 행사만 500개가 넘는다. 여기에 참여하려는 관광객들로 잘츠부르크의 1월 숙박시설은 벌써 두 달 전에 완전히 동이 났다.
모차르트만큼 성대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탄생 100주년,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정점인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서거 150주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을 기리는 무대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모차르트 생일 잔치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 생일인 27일부터 29일까지 ‘온 도시가 무대’ 라는 모토 아래 콘서트홀과 광장 등 시 전역에서 축제를 벌인다. 이보다 앞서 시작하는 모차르트 주간(20일~2월 5일)은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비엔나 필의 연주로 개막한다. 잘츠부르크 박물관의 특별전 ‘비바 모차르트!’(27일~2007년 1월)는 모차르트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으고, 관객이 손님이 되어 모차르트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로 진행된다.
올 여름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모차르트의 22개 오페라와 음악극 전체를 6주에 걸쳐 공연하는 사상 초유의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잘츠부르크의 모든 성당은 1년 내내 일요일마다 모차르트 음악으로 미사를 올린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동명 모차르트 영화를 무대화한 세계적 연출가 피터 셰퍼의 연극 ‘아마데우스’도 6~7월 이 도시에서 초연된다.
비엔나의 올해 모차르트 관련 행사는 150여 개. 세이지 오자와, 사이먼 래틀, 플라시도 도밍고, 아르농쿠르 등 최고의 음악가들이 참여한다.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집을 개조한 멀티미디어 박물관 ‘비엔나 모차르트 하우스’는 27일 문을 연다. 대형 특별전으로는 비엔나를 대표하는 알베르티나 미술관의 ‘모차르트 2006’이 열린다.
미국에서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모차르트 오페라 3편을 올리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6일부터 2월 중순까지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펼친다.
우리나라에서도 모차르트 생일 잔치가 많을 예정이다. 서초동의 소극장 모차르트 홀은 이름에 걸맞게 모차르트 생일인 27일부터 상반기 매달 27일, 그리고 모차르트가 죽은 12월 5일에 맞춰 하반기의 매달 5일 모차르트 음악회를 연다.
금호아트홀도 잘츠부르크 음악주간(2월 13~19일), 피아니스트 허승연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2,7, 12월 총 5회), 콜레기움 무지쿰 한양의 ‘당대 연주로 듣는 모차르트’(9월 15일)를 선보인다. 서울시교향악단은 정명훈 지휘로 12월 중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를 콘서트 형식으로 올릴 계획이다.
모차르트 오페라로는 예술의전당이 ‘돈 조반니’(영국 로열 오페라 프로덕션, 4월 20~23일 공연)를 제작하고, 성남아트센터도 상반기에 모차르트 오페라 한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외국에서 오는 단체와 연주자의 모차르트 음악회로는 알반 베르크 현악사중주단(5월), 소프라노 신영옥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10월), 피아니스트 부닌과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5월)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 슈만·쇼스타코비치 기념공연도 줄이어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올해 콘서트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와 슈만이 중심이다. 미국 뉴욕 링컨 센터는 에머슨 현악사중주단의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15개) 연주,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전곡(15개)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금호아트홀이 슈만 음악회(4월, 올리버 케튼의 슈만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쇼스타코비치 음악회(12월, 피아니스트 김대진의 실내악과 이강호의 첼로 독주회)를 한다.
국내 양대 교향악단인 KBS교향악단과 서울시교향악단은 각각 2월 23일과 24일, 9월 22일 정기연주회를 모두 쇼스타코비치의 곡으로 준비하고 있고,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쇼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회(21일, 피아노 김혜정)를 한다. 한편 지난해 모차르트의 교향곡과 협주곡 시리즈로 일찌감치 모차르트의 해를 기념한 부천필은 올해 슈만의 교향곡 전곡(1~4번) 연주에 도전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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