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최대의 재래시장인 대구 서문시장 화재는 방화시설 미비에다 소방기기 작동 불량이 겹친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29일 오후 9시57분께 서문시장 2지구 상가에서 발생한 불은 연면적 2만㎡(6,050평)인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2지구 상가 1,266개 중 침수된 지하 상가를 제외한 지상 점포 947개 대부분을 태워 수백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대구시소방본부는 30일 “31일 오전에나 잔불이 완전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자동화재경보기는 경비원 지모(59)씨가 소방서에 신고한 후에야 울렸다. 소방당국은 4, 11월 특별소방점검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형식적 점검에 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70년 문을 연 서문시장 2지구는 건물이 노후화한데다 점포 대부분이 가연성 상품을 취급, 96년 11월에도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는 등 화재에 취약한데도 통로간 방화벽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작동했으나 진화에 보탬이 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문시장 2지구 건물은 96억원짜리 화재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상 범위가 건물 자체와 상가연합회 사무실에 한정돼있어 상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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