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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직장인 "첫 3,000弗 행운에 날려버린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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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직장인 "첫 3,000弗 행운에 날려버린 내 인생"

입력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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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가족들만 생각하며 정말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합니다.”

도박중독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카지노 갬블러들의 정보교환 사이트인 ‘강원랜드 친구들’(www.e-kangwonland.net)에 최근 게재된 한 직장인의 참회록이 도박에 빠진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카지노 도박에 빠져 자살을 결심했던 그는 ‘dial’이란 필명으로 6회에 걸쳐 ‘일장춘몽 후 가시밭길을 지나 빛을 향해서’라는 참회의 글을 올렸다.

그는 “도박으로 수억원의 돈을 잃고 직장도 2번이나 쫓겨났으나 소중한 가족이 있어 다시 한번 새 삶을 시작하려 한다”는 반성으로 글을 시작했다. 유능한 직장인이었다던 그는 1989년 봄 필리핀 마닐라 출장에서 호기심으로 카지노에 들러 2시간 만에 3,000달러를 땄다.

그는 이 ‘초보자의 행운’이 결국 수많은 이들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고 술회했다. 1개월 후 다시 찾은 마닐라에서 발길은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향했고 이때부터 그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Kal’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단골고객이 됐다. 90년대 말 주가폭락, 연대보증, IMF 구제금융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카지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7만 달러를 들고 필리핀을 왕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7만 달러는 물론, 친구들에게서 빌린 8,000만원, 퇴직금 3,000만원, 대학 동창들의 곗돈 4,000만원, 집 전세금 8,000만원 등 그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카지노에 날리고 말았다.

부친의 도움으로 어렵게 재기한 그에게 ‘카지노 망령’이 다시 찾아온 것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개장한 2000년 말. 종무식 날 하얀 눈과 함께 찾아 온 ‘카지노 귀신’은 그를 강원 정선군 고한읍으로 유인했다. 그는 그곳에서 20일 만에 2년간 피땀으로 다시 모은 전 재산을 잃었다.

이후 가족들의 눈물과 호소로 다시 한번 새로운 길을 각오한 그는 외국계회사 취업과 창업 등 새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영난에 빠지면서 그는 대박의 환상에 젖어 또 다시 강원랜드 카지노를 찾았다.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엄청난 빚과 전과자라는 오명뿐.

그는 마지막으로 “카지노에서 돈을 딴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정신병자”라고 적었다.

정선=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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