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18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향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근태 복지부장관의 진검 승부가 본격 시작됐다.
두 사람 모두 30일 사표를 제출, 당 복귀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김 장관과의 조찬에서 우리당 전당대회에 대해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정_김의 경쟁이 추락 일로의 여권에 반전의 모티브가 되기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는 의미였다.
당장 두 사람의 새해 벽두 행보가 어떨 지부터 관심이 쏠린다. 첫 행보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우선 정 장관은 새해 벽두를 구상의 시간으로 잡았다. 정 장관은 30일 서울 수유리 통일연구원에서 퇴임식을 겸한 통일부 종무식에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절에 가서 좀 머물면서 시간을 갖고 신중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정 장관은 새해 아침 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함께 서울 인근의 산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좀더 진중한 구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혼자 가기로 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을 방문, 새해 인사를 한 뒤에는 지방의 한 절에 부인과 함께 가서 며칠 머물기로 했다.
한 측근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단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이 시점에서 며칠간 칩거하는지, 어떤 구상을 들고 나올 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당권경쟁을 앞두고 숨 고르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한편에서는 “전당대회 불출마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부 있다.
김근태 장관도 첫 행보의 상징성을 고려, 신중하게 일정을 잡았다. 김 장관은 국민과 당원을 향해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췄다.
첫 행선지를 경북 포항 호미곶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31일 오후 부인과 함께 이 곳을 찾아 해돋이를 보기로 했다. 병술년 첫 해맞이를 통해 ‘희망’을 보자는 취지다. 이목희, 이기우 의원이 부부동반으로 동행, 해맞이 나온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기로 했다.
1일 오후에는 포스코를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점을 감안했다. 한 측근은 “펄펄 끓는 쇳물을 보며 새해에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살아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2일 이후부터는 지역별 순회를 시작하자는 의견도 있고, 사회 원로와 전문가그룹을 만나 쓴 소리를 듣는 데서 출발하자는 견해도 있다. 본격적인 당권 행보를 정 장관보다는 발 빠르게 시작하는 분위기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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