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축구의 가장 큰 화두는 월드컵 6회 연속 진출이었다. 그러나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축구대표팀이 독일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까지 우여곡절로 점철됐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독일월드컵 1차 관문인 2차 예선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대표팀은 레바논을 2-0으로 꺾으며 상큼하게 출발했으나 아시아 최약체 몰디브와 0-0으로 비기고 레바논 원정에서도 무승부에 그쳐 최종예선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됐다.
그러나 한국은 김두현 이동국의 연속골로 홈에서 몰디브를 2-0으로 일축, 최종예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올해 열린 최종예선도 순탄치 않았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월9일 열린 쿠웨이트와의 홈경기에서 이동국 이영표의 릴레이골로 2-0으로 완승을 거뒀지만 한달 뒤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완패, 고비를 맞았다.
이즈음만 해도 본프레레 감독은 ‘축구천재’ 박주영의 신세를 질줄 꿈에도 몰랐다. 박주영이 연초에 열린 카타르 청소년축구친선대회에서 매 경기 골을 터트렸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바람이 불면 훅 날아갈 것’ 같다며 폄하했다. 축구계 주변에서 박주영을 기용하자는 이야기가 빗발쳤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외면했다.
2승1패의 성적으로 ‘죽음의 원정길’에 나섰던 본프레레호는 6월3일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4차전에서 박주영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본프레레호를 나락에서 구했다. 기세가 오른 축구대표팀은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박주영의 벼락 같은 선제골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며 최소 2위를 확보,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예상과 달리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최종전을 남겨두고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지도력에 대한 자질 시비가 불거졌고 잇단 책임 전가성 발언으로 경질설에 시달렸다. 결국 8월17일 홈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한 본프레레 감독은 축구대표팀을 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6회(통산 6회) 연속 본선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후 치러진 3차례의 평가전을 2승1무로 성공리에 마치며 2006독일월드컵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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