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뉴스전문 케이블 YTN과 황우석 교수팀과의 관계에 여러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YTN은 4일 MBC PD수첩 2탄 방송을 앞두고 안규리 서울대 의대,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 등과 동행해 피츠버그대학의 김선종 연구원을 단독인터뷰해 PD수첩의 강압적인 취재 방식 문제를 터뜨렸다.
PD수첩의 2탄 방송은 무산됐으며 MBC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당시의 취재 경위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YTN이 줄기세포 검증?
CBS방송은 28일 황 교수팀이 11월 12일 PD수첩팀에 5개의 줄기세포를 넘긴 후 YTN에도 5개 줄기세포를 넘겨 검증을 요청했는데 그 결과는 환자맞춤형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황 교수가 “제3의 언론기관에도 검증을 맡겼다”고 주장한 것이 YTN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YTN은 “11월 14일경 황 교수측의 요청으로 DNA검사를 의뢰하는 과정을 취재했고 검사 결과를 문의하자 ‘샘플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YTN은 “줄기세포의 진위 문제가 아닌 단순 검사과정의 문제로 인식했다”고 해명했다.
◇기자가 1만 달러 운반, 문제 없나
안 교수 일행은 1일 피츠버그로 떠나면서 황 교수가 준 3만 달러를 안ㆍ윤 교수, 김진두 YTN 기자가 1만 달러씩 나눠 갖고 출국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김 기자는 “안 교수가 줄기세포허브 자금 3만 달러를 갖고 가는데 1만 달러씩 나눠서 갖고 가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며 도움을 청해 봉투째 가방에 넣었다가 시카고 공항에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돈의 성격을 몰랐더라도 결과적으로 외화 편법 반출을 도운 셈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황교수 YTN취재경위 설명 달라
황 교수팀이 PD수첩 2탄 방송을 막기 위해 YTN에게 ‘주문 취재’ 를 제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김 기자는 이에 대해 “11월 30일 밤 11시 30분쯤 황 교수팀의 이병천 교수와 통화하던 중 누군가 김 연구원을 만나러 간다는 말을 듣고 따라갈 수 있게만 해달라고 사정해 함께 가게 됐다. 인터뷰는 내가 직접 김 연구원의 아버지를 설득해 성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교수의 측근은 “황 교수측에서 안 교수에게 ‘김 연구원을 만나 MBC에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보고 오라’고 부탁하면서 ‘객관적인 증인이 필요하니 기자와 같이 가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황 교수팀은 공중파 방송사에도 동행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YTN 동행취재가 황 교수측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안 교수, 인터뷰 현장 동행 왜 숨겼나
안 교수는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리서치 때문에 간 것이지 김 연구원 만나러 간 게 아니다. YTN 기자와는 클리블랜드에서 헤어졌고 인터뷰 현장에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교수는 인터뷰 초반부터 인터뷰 장소인 한 모텔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기자도 11, 1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는 인터뷰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27일에는 “인터뷰 도중에 와서 옆 방에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또 28일에는 “나와 윤 교수가 먼저 김 연구원을 만나러 간 것은 사실이나 안 교수도 인터뷰를 시작할 무렵에 모텔로 왔고 옆 방에 있다가 인터뷰 중간중간 쉴 때 김 연구원을 만났다”고 번복했다.
◇취재비용은 누가 댔나
YTN 취재비용을 황 교수팀에서 댔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MBC는 28일 “600여만원에 달하는 YTN 기자의 항공료는 황 교수의 신용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 기자는 “터무니없는 보도”라며 부인했다. 그는 최근 몇 차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는 예약만 해줬고 항공료는 개인적으로 준비해간 현금으로 인천공항에서 300만원, 피츠버그에서 300만원을 줬다”면서 “원래 집에서 300만원 정도는 현금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선산 이장을 위해 마련해 두었던 돈”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 기자는 “모텔비 등 경비도 내가 냈다”고 주장했으나, 윤 교수는 MBC 인터뷰에서 “교통비와 숙박비 등 체재비용은 모두 안 교수가 지불했다”고 말했다.
◇논문조작 여부는 왜 취재 안 했나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인터뷰는 통상적인 일문일답이 아니라, 김 연구원이 PD수첩 인터뷰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김 기자는 과학전문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초점은 PD수첩팀의 강압취재에만 맞춰져 사진 부풀리기 의혹 등 ‘중대 증언’에 대해서는 거의 취재를 하지 않았다.
김 기자는 “황 교수가 ‘사진을 많이 찍으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 추가 질문을 했지만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져 찍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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