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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일본 이와테현 - 아피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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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일본 이와테현 - 아피 스키장

입력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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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키어에게 일본은 참 부러운 나라다. 운영중인 스키장만 700개를 넘는다. 오랜 경기침체의 여파로 스키 인구마저 줄어, 모든 대부분 스키장이 한산한 편. 그 말은 곧 리프트를 타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사실이다. 적설량이 많아 12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6개월은 너끈히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리프트 이용 요금도 국내에 비해 비싸지 않다.

이에 비해 국내 스키장의 수는 고작 13개. 기후 여건상 개장 시기도 2~3달 정도로 짧다. 그나마 인파가 몰려 리프트를 타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다 보면 스키 타는 재미는 반감하기

마련이다. 스키어들의 낙원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하지만 옥석은 있다. 2박 3일, 3박 4일의 짧은 일정으로 이뤄지는 스키 여행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오래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뺏긴다면 일단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숙소에서 스키장으로의 접근성도 따져봐야 한다. 일본의 스키장은 의외로 전용 숙소를 갖춘 곳이 많지 않다. 이 경우 인근 마을에서 민박을 하고, 버스나 자가용 편으로 스키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야간 스키를 운영하는 곳도 손꼽을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스키어가 만족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춘 곳으로 주저 없이 이와테현의 아피(安比)스키장을 꼽는다. 센다이(仙臺) 공항에서 차량으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일본 도착 첫날부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슬로프 길이는 1~5.5㎞까지 다양하며 숫자도 21개나 된다. 습기가 적은 건설(乾雪 ㆍdry powder)이어서 스키 기술을 구사하기에 그만이다. 야키니쿠와 모리오카 냉면을 내놓는 음식점까지 있으니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관광객도 만족시킨다.

아피스키장이 갖는 최고의 매력은 숙소에서 스키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동선에 있다. 객실에서 슬리퍼 차림으로 호텔 입구에서 도착, 스키를 갈아 신은 뒤 밖으로 나가면 곧장 슬로프와 연결된다. 스키 인, 스키 아웃(ski-in, ski-out)의 꿈이 이뤄진다.

곤돌라를 타고 스키장 정상인 마에모리산(1,305m)으로 향했다. 20분 가량 지나 도착한 정상에서 사방으로 슬로프가 펼쳐진다. 상급자용인 하야부사 코스는 마치 활주로처럼 곧게 뻗어있다. 내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린다. 초급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그네의 입장에서는 가파른 속도로 직활강하는 스키어들이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걱정할 일은 없다. 옆으로 초보자 코스가 마련돼 있으니.

야마바토 코스는 5.5㎞에 달하는 가장 긴 슬로프이다. 전 코스가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스키를 지칠 수 있다. 스키도 스키지만 슬로프 주위로 펼쳐지는 경관도 빼어나다. 자작나무와 삼나무가 슬로프 주위를 뒤덮어 스키 코스와 자연 경계를 만들어낸다. 멀리 연봉들이 중첩되면서 한 폭의 그림을 빚어낸다. 오감이 즐거운 시간이다.

설원을 질주하기 위해 반드시 스키를 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스키장 옆에 마련된 스노 모빌 랜드는 스키 문외한도 속도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스노 모빌은 제트 스키 몸체의 양쪽에 스키가 붙은 형태. 속도가 빨라도 균형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넘어질 염려는 없다.

해가 져도 아피스키장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매일 오후 8시까지 야간 스키가 이어지고, 2,000여 개의 전구로 만든 조형물이 밤새 불을 밝히는 일루미네이트 축제도 3월말까지 진행된다.

일본에 와서 온천이 빠진다면 서운하다. 호텔 1층에 투숙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이 기다린다. 하루 종일 눈밭에 언 몸을 녹인다. 겨울은 그렇게 뜨거워진다.

여행수첩

■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센다이 공항 직항편을 매일 2차례 운항하고 있다. 센다이 공항에서 도호쿠(東北) 자동차 도로를 이용, 하치만타이(八幡平) 나들목까지 2시간~2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며, 여기서 20~30분을 더 가면 아피 스키장에 닿는다. 센다이에서 일본 철도(JR)을 이용, 모리오카역에 도착한 뒤, 아피스키장으로 가는 셔틀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 아피스키장은 1987년 문을 연 일본 10대 스키장 중 하나.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좋아 외국인에게 거의 개방을 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2~3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도 문을 열고 있다. 지난 해 이 곳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1,000명 정도.

■ 그랜드호텔 본관ㆍ타워, 그랜드 아넥스, 그랜드 빌라 등 4개동으로 모두 1,0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온천은 본관 건물과 그랜드 아넥스 건물 두 곳에 있다. 본관은 무료. 노천탕을 갖춘 아넥스의 파티오 온천 입장료는 800엔(7,200원 가량)

■ 일본은 110볼트를 사용한다. 전자 기기를 사용하려면 110볼트 전용 어댑터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여행사 씨에프랑스가 아피리조트와 제휴, 저렴한 가격에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그랜드 빌라에서 숙박하는 2박 3일 상품(주중)은 50만9,000원. 특급 호텔인 타워에서 숙박하는 3박 4일 상품(2인 기준)은 84만9,000원. 모든 상품에는 아침ㆍ저녁 식사와 셔틀 버스, 온천 파티오 무료 입장이 포함된다. 점심, 리프트권, 스키 대여, 강습비는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2박 3일 리프트권 6,700엔, 3박 4일은 9,500엔. 씨에프랑스 1588-0074

이와테(일본)=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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