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는 특별한 시간의 전환기에 서서 누구나 한두 가지 삶의 계획을 세워보는 이른바 ‘새해 다짐’의 시기가 다시 돌아 왔습니다. 사업 계획, 공부 계획, 가정생활 설계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서 작심을 하시죠? 이 중에 변함없는 인기품목 하나가 개인의 건강 설계입니다.
건강에 필요한 것은 현명한 생활 습관,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자가 치료 방법, 전문적인 의료시설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중에 현명한 생활 습관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 결정 요소입니다.
질병은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 개인의 행동 등 3가지 요소로 결정됩니다만, 그 중의 한 축인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잘못된 생활 습관이 현대의 많은 만성병이나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현명한 생활 습관은 어떤 것인지 점검해 보면서 ‘새해 다짐’에 포함시킬 내용을 찾아봅시다. (1)식사-식사는 골고루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과식을 피하고 적당히 먹습니다.
단백질과 곡류,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염분, 지방,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입니다. 충분한 칼슘 섭취로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음주-술은 먹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적당히 마십니다. 적정 음주량은 일일 맥주 1캔, 소주 2~3잔 이하입니다. (3)체중 조절-자신의 체중이 이상 체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합니다.
뱃살이 오르지 않도록 허리둘레가 남자 90㎝, 여자 80㎝를 넘지 않게 관리합니다. (4)운동 - 매일 혹은 적어도 하루 걸러 땀을 적시고 숨이 차오를 만큼 30분 이상 1시간 이내로 운동합니다. (5)수면-자신이 필요한 만큼 수면을 취합니다. 8시간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고 얼마를 자야 좋다는 절대 기준은 없습니다.
(6)스트레스-스트레스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는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고, 어떤 경우는 옴쭉 달싹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는 어떤 방법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인지 배워야 합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크고 작은 스트레스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7)여가 생활-하루 중에 일정한 시간은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나서 하고 싶은 것을 즐기는데 투자해야 합니다. (8)사고 예방-안전 의식과 적절한 예방 행동으로 많은 가정사고와 교통사고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안전띠 착용, 자전거 탈 때 헬멧 착용, 자신이 차량 운전자 눈에 잘 띠도록 하기는 기본이죠. (9)금연-최선의 방법은 끽연 습관을 처음부터 가지지 않는 것입니다.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은 열흘 동안 만이라도 담배를 끊어봅니다. (10)성생활-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없고 하지 말라는 것도 없습니다.
부부가 즐긴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성 생활의 많은 문제는 불안, 두려움,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11)정기 검진-자신의 연령, 성, 현존 위험요인들을 고려하여 암 검사를 포함한 필수적인 항목을 정기적으로 단골 의사를 찾아서 받도록 합니다.
건강을 중요시 하고 현명한 생활 습관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는 강조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그런 분위기의 그늘에는 심각한 부작용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입니다. 키가 큰 사람 과 작은 사람, 머리카락 색이 짙은 사람과 옅은 사람이 있듯이 정상 상태도 어느 한 점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범위가 넓습니다.
양 극단을 벗어나지 않는 한 모두 정상이고 우리의 삶은 어떤 면에서 ‘정상적인 비정상’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정상인이란 대학병원에서 철저한 진찰을 아직 받지 않은 사람일 뿐’이라는 풍자의 말이 잘 드러내듯이 이 세상에 완벽하고 절대적인 정상 상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그만 증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병에 쉽게 걸릴 것 같은 불안을 떨쳐버리는 것, 이 또한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결의를 다지시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현명한 생활 습관을 추구하면서 스스로의 건강에 자신을 가지는 것, 그리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가 치료 방법을 알아두는 것을 가족 모두의 새해 건강 목표로 삼기 바랍니다. 그 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드리면서 이 칼럼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