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비결이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됩니다. 정말 그것뿐이에요.”
‘제1회 챌린지컵 대회’의 유일한 완주자인 김연수(28)씨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챌린지컵이란 쉬지 않고 24시간 달리기, 100㎞ 아웃리거 카누, 철인 3종 경기(수영 3.9㎞+사이클 180.2㎞+마라톤 42.195㎞), 100㎞ 스키 크로스컨트리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네 종목을 1년에 걸쳐 치르는 경기로 이벤트 기획자 출신 환경운동가 박기섭씨가 2004년 12월 창설했다.
김씨는 지난 26일 강원 평창에서 마지막 종목 100㎞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11시간 9분 36초 만에 주파한 것을 끝으로 도전을 끝냈다. 이에 앞서 올 3월 한강변에서 24시간 달리기 155.3㎞를 주파하고, 6월 제주도 성산 앞바다에서 철인 3종 경기를 13시간 17분 20초에 마쳤다. 10월에는 충남 당진 서해대교 부근에서 카누 100㎞를 23시간 54분 57초에 끝냈다.
김씨를 제외하고 9명의 도전자 중 카누까지 마친 이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그는 28일 “기록보다 도전 자체가 즐거움입니다”라고 말했다. “장거리 경기는 기록과 경쟁을 넘어절제와 인내의 세계입니다. 달리면서 끝없이 고뇌하지요. 자신과 타협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냈을 때 한 단계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요.”
김씨는 유도 태권도 검도 등 격투기 종합 13단이다. 대학 때 시작한 마라톤은 국내의 웬만한 마라톤 경기에는 모두 참가했을 정도로 전문가 뺨친다. 풀 코스만 20여 차례 완주했고 강화도에서 강릉을 횡단하는 울트라 마라톤(312㎞)도 뛰었다. 래프팅 강사 자격증도 있다.
충남 서천에서 자란 그는 특전사에서 복무하고, 프랑스 외인부대를 거쳤다. “제가 2남3녀 중에 막내예요. 특전사에 가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얼마나 말렸는지…. 그런데 외인부대를 지원했다고 하니 어머니는 거의 실신하실 지경이었지요. 하지만 서른 살까지는 ‘내 가능성을 시험해 보자’는 각오가 있었기에 가족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외인부대에서 6개월 훈련을 마치고 아프리카 가봉과 코트디부와르 내전에 투입돼 전쟁도 체험했다. “전쟁에 길들여지면 코앞에서 동료가 죽어 나가도 무덤덤해집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잃을까 두려웠지요.” 장기 복무 권유를 뒤로 하고 작년 10월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직 미혼인 그는 내년 경찰특공대 특채 시험에 도전할 생각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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