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이가 약간의 장애가 있는데, 이곳의 학교 시설이나 교육환경이 어떠한지 궁금하다고 했다.
부모 입장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고통일 텐데, 아이가 학교에서 받을 색 안경 낀 시선을 생각할 때, 더욱 걱정 될 것이라는 점은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어른들에게는 이민생활이 힘들고 외롭더라도 아이를 위해서는 이민을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의 이민 이유 중 하나가 캐나다의 교육환경이라고 한다. 한국 초등학교의 수업 수준은 정말 어렵고 높아서 이 곳과는 수준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경쟁도 심하고 어려서 부터 과외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한국의 친구들을 통해서 듣는다.
얼마 전 선생님과 학부모의 만남의 날에 아이 학교를 방문했다. 이곳의 초등학교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 두기 전에는 항상 같은 학년 같은 반을 맡아서 가르친다. 즉, 1학년 10반은 매 년 마담 다니엘이 가르치는 교실인 것이다.
9월 학기가 시작된 후, 선생님과의 공식적인 만남이 두 번 있었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교과서와 공부한 내용들을 살피면서 질문을 하고 선생님은 상세히 설명을 해주어서 아이의 학교 생활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학교 과제에는 학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종종 있다. 잘하는 친구와 못 하는 친구들이 한 팀이 되어서 서로 도와 가면서 하도록 한다. 각양각색의 인종이 많은 이곳의 특성 때문인지 편견 없이 친구를 사귀는 아이들의 모습이 맑아보인다. 물론 장애아를 대하는 마음도 여느 친구와 다름없다.
다시 한번 그들에 대한 나의 편견을 자책한다. 오히려 그 여자 아이의 친구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마주보며 장난을 치는데 난 차마 그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자신의 외모와 불편함에 오히려 당당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더불어 토론하고, 친구들 또한 어떤 편견도 없이 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나는 때로 머리가 다른 사람의 두 배로 부풀어 오른 기형의 모습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는데 여기 아이들은 그런 나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어려서부터 누구나 똑 같은 친구로 대하면서 자라온 교육 환경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자연스러운 관계를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경희· 캐나다 몬트리올 거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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