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테크 상품 중에는 주가지수 1,300시대를 이끈 ‘주식형 펀드’가 단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간접투자의 대명사로 자리 매김한 적립식 펀드 열풍은 과거 경기가 좋았던 시절의 묻지마 직접투자 열기를 무색케 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적립식 펀드 계좌 수는 11월말 현재 500만개를 돌파, 우리나라 국민 3가구 중 1가구가 가입하고 있을 정도다.
새해 증시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한 내수경기의 점진적 회복,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퇴직연금제 도입, 적립식 펀드의 장기성 투자자금 유입,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등이 낙관적 전망의 근거로 지적된다. 하지만 신3고(高)로 일컬어지는 원화강세, 고유가, 금리인상 등은 잠재된 위험요소로 경계가 필요할 것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경기 선행지표로 향후 경기전망을 선반영한다는 점도 되새겨야 한다. 올해 증시가 큰 폭으로 치솟은 것은 내년 경기회복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폭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즉, 새해에 경기회복이 진전 되더라도 주가 상승은 완만할 것으로 예측하는 게 합리적이다.
때문에 새해에는 펀드 수익률의 눈높이를 다소 낮춰 그 동안의 높은 수익률을 지켜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안정적인 혼합형 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 볼만 하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완만한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보유기간을 조절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콜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급격히 오르던 시중금리도, 막상 두 번의 콜금리 인상 후에는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성공적인 재테크 투자는 목표수익률을 초과 달성해 내 손에 쥐었을 때에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남보다 앞선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일부를 환매해 투자수익을 거둬들이고 새로운 투자계획을 세워보자. 펀드 수수료가 아까워 환매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잦은 펀드 갈아타기는 금융기관의 배만 불릴 수 있다. 하지만 당초의 목표수익률을 초과 달성 한 후에도 환매를 주저한다면 오히려 환매수수료보다 더 큰 수익률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승희 신한PB 서초센터팀장 bestpb@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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