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작은 고민이 하나 있다. 직장에서 가입했던 보장성 보험과 암 보험의 만기가 연말로 끝났는데, 보험기간 동안 사고 없이 지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보험에 재가입할까? 아니면 다른 보험상품으로 갈아탈까? 아예 보험에 들지 말고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지 않을까?
보험도 ‘리모델링’이 중요하다. 만기가 된 보험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는 향후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는데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보험 리모델링에서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만기일자와 남은 보장기간이다. 20대에 가입한 보장성 보험은 대부분 30대에 끝난다. 단체보험이나 암 보험도 60~70세 이전에 끝나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엔 반드시 80~90세까지 보장되는 새로운 보험에 가입해둬야 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만큼, 10~20년이 아닌 ‘평생보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상당수 보험사들이 보장기간을 90세까지 늘린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굳이 만기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보험료 인상요인이나 나이에 따른 보험료 증가부분,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만기 이전에 새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몇 달치 보험료를 더 물더라도, 10~20년간의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가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두 번째로 고려할 점은 보장범위다. 20대에 가입한 상해보험이나 암 보험이 만기가 됐다고 똑같은 보장으로 기간만 연장해서는 곤란하다. 20~30대엔 상해보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40대 이후엔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성인병이나 노령화에 따른 수술 입원 치료비 등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CI(치명적질병)보험 또는 LTC(장기간병)보험, 실버케어보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는 만기 보험금과 신 보험료의 문제다. 통상 만기 보험금이나 리모델링 후 해약 환급금을 받게 되면 뜻하지 않은 목돈으로 간주해 다른 쪽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보험은 보험으로 대체해야 한다.
만기 보험금이나 해약 환급금을 다른 곳에 쓰지 말고, 새로 가입하는 보험에 일시납으로 넣어 이후 보험료 부담을 덜어보도록 하자. 가계의 재정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새로 가입하는 보험의 보장내용도 훨씬 충실하게 설계할 수 있다.
보험료 보다는 보장이 우선이다. 보험료 수준에 맞춰 보장내용을 정할 것이 아니라, 보험료 납입방법을 다양화함으로써 최대한의 보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 납입기간을 길게 할 수도 있고, 일시납과 월납의 형태로 재구성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만기보험의 리모델링은 반드시 ‘종합적 보장’이 확보되는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설계는 ▦일반사망 보험금, 고액 진단자금, 장해급여금 같은 생명보험의 정액식 보험금과 ▦후유장해금, 의료비 배상책임 등 실손보장의 손해 보험상품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보험에 가입한다고 모든 보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내게 어떤 보장이 필요하고 가입목적은 어떤 것인지 고려한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다만, 이런 종합적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아울러 보장의 우선순위, 보장금액, 보장기간과 범위, 보험료 수준, 피보험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매년 연말엔 반드시 가계의 수입과 지출증감에 따라 연례 재점검(Annual Review)을 하면서, 신년계획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정리=이성철기자 sclee@hk.co.kr도움말=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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