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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아줌마가 돼야하는 한국의 어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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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아줌마가 돼야하는 한국의 어머니들

입력
2005.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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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가족을 미국으로 떠나보내고 누나와 함께 살아온 나는 어머니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그다지 많이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누나는 언제나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했던 반면 네팔의 문화 속에서 한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니는 모든 일에 옳고 그름을 따져 당신이 옳지 않다고 판단되는 일은 못하게 하셨다. 그래서 네팔에 살았을 때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어머니의 전화는 내 인생에 대한 참견으로 여겨졌다.

며칠 전 조카에게서 어머니께서 고혈압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걱정할까 봐 당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고 계셨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나의 온몸은 굳어져 버렸고 내 머릿속은 온통 빨리 어머니께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나는 그제야 어머니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또 한 분의 한국인 어머니가 있다. 네팔의 한국대사관 직원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했던 나에게 “너는 한국에 가면 분명히 불법체류할거야”라고 말했을 때, 그 어머니는 “제가 다 책임질게요”라고 하면서 내가 이곳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살아오는 동안 삶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주셨다.

한국인들에게도 어머니는 고맙고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머니들이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다소 비하되는 경향이 있다. 아줌마 하면 지하철과 버스의 빈자리에 어떻게든 앉으려고 하고, 물건을 살 때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하는 억척스러움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의 아줌마들을 보면서 “왜 이들이 이렇게 억척스럽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한국사회에서 자녀를 키우고,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을 뒷바라지하고, 살림하고, 게다가 직장까지 다녀야 하는 아줌마들, 즉 한국의 어머니들은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줌마들 개개인은 누군가의 어머니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많은 이들에게 어머니는 자신들을 믿어 ‘주고’, 살아가게 해 ‘주는’ 존재로만 생각될 뿐이다.

이제 우리 자녀는 어머니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나는 곧 네팔에 잠시 들어가 어머니를 위해 내 손으로 따뜻한 밥을 지어드릴 생각이다.

검비르 만 쉬레스터 네팔인 무역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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