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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씁쓸한 '한·일 우정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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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씁쓸한 '한·일 우정의 해'

입력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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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일본 도쿄(東京)국제포럼 A홀에서는 한일 양국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실크로드 자선 음악회’가 열렸다.‘한일 우정의 해’로 선포된 2005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펼쳐진 380여 차례의 관련 행사 가운데 마지막 행사였다. 다른 문화행사가 그랬던 것처럼 이날 음악회도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가슴 따뜻한 무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강행 등으로 촉발된 양국간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은 초강경 노선의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듯한 모양새가 돼버려 무엇인가 타개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의 3자 정상회담, 정보통신장관 3자 회담 등 한중일간의 만남이 모두 중국의 주도로 무산됐다. 중국의 그늘에 가린 채 끌려다는 듯한 느낌도 주고 있다.

그러나 여론이 정책을 좌우하는 현실 속에서 한국 외교의 입지는 매우 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현명한 외교가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상간의 자존심이나 감정 싸움처럼 된 양국관계의 파행을 다른 분야에로까지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악회의 취지를 설명한 일본인 사회자는 “우정의 해는 끝나 가지만, 우정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공감을 불렀다. 우여곡절 끝에 피어난 한일간의 ‘우정’을 숙성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우정의 해에는 양국이 냉정하게 서로를 인정함으로써 신뢰를 쌓아가는 외교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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